[잠깐 읽기] 왕비로 산다는 것 / 신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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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비의 삶과 부침

은 ‘왕비’라는 키워드로 조선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조선의 왕은 27명이었으나 이 책의 왕비 관련 인물은 50명이나 된다. 그만큼 정치적 부침을 심하게 겪었던 자리가 ‘왕비’였다. 세자빈이란 정식 과정을 거쳐 왕비에 올랐던 인물은 고작 6명에 불과하다. 연산군의 어머니 폐비 윤씨는 잘 알려졌고, 소현세자의 죽음으로 왕비가 되지 못한 소현세자빈 강씨도 있고, 왕비가 되기 전 폐출된 문종의 두 세자빈 휘빈 김씨와 순빈 봉씨도 있다.

세종의 왕비 소헌왕후는 태종에 의해 아버지 심온이 사사되면서 가문이 몰락한 경우다. 소헌왕후는 가문 몰락의 아픔을 조용한 내조로 극복한 인물이다. 단경왕후 같은 경우, 중종이 반정으로 왕위에 오르면서 왕비가 됐으나 아버지 신수근이 연산군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7일 만에 폐위됐다. 광해군의 왕비였던 폐비 유씨는 유배지에서 폐세자가 사사되고 폐세자빈 박씨가 목을 매 죽자 그 충격으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가족사의 여인이다.

반면 권력을 휘두른 왕비도 있었다. 세조의 비였던 정희왕후는 여걸형으로 훗날 성종을 대신해 조선 최초로 수렴청정을 했다.

두 번째 수렴청정을 했던 이는 중종의 비였던 문정왕후인데 아들 명종이 어릴 때 최고 권력을 휘둘렀다. 명성왕후는 조선 멸망이 비운의 역사였다면 그 비운을 극적으로 체현한 인물이다. 신병주 지음/매일경제신문사/436쪽/1만 9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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