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신공항 건설 여부, 국가균형발전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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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김해시의원 김해신공항대책민관정협의회장

김해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진행되면서 정치인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6년 “김해신공항은 아니다. 가덕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 부산시민들의 돈을 모아서라도 가덕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 사람이 시장직을 용퇴 못 하고 생명같이 여겼던 소신을 거꾸로 바꿔 “김해신공항이 맞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는 시민의 손에 의해서 시장직을 잃어버렸다.

김해신공항을 이유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고집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의 지역구는 경기도 고양시이다. 김 장관을 포함하여 수도권지역의 정치인들은 인천공항의 지배권, 수도권 중심주의에 묶여있는 듯하다.

대구·경북은 어떤가? 대구·경북의 정치인들은 김해신공항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확장성, 안전성 없는 협소한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다가 대구·경북 통합공항을 만들기로 결정한 후부터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김해신공항이 적정한지 국무총리실에서 재검토하는 것’에 대해 강력 반발, 반대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대구·경북은 ‘김해신공항이 현재의 확장안대로 가면 협소하고 옹색한 공항이 될 것이고, 그러면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더 나은 (관문공항 급) 국제공항이 될 것이므로, 김해신공항은 원래의 확장계획대로 그대로 진행하고 재검토하지 않는 것이 대구·경북에 좋다’ 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대구·경북은 다 계획이 있다. 3.5㎞의 장거리 항공기용 활주로를 건설하여 ‘중동부 관문공항’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수도권에 모든 것이 몰리고 있다. 그것은 인천이라는 국제항구와 공항, 서울이라는 철도 및 교통의 중심이 연결된 트라이포트 체제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수도권의 과도한 일극 중심체제는 모든 지방을 피폐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인천공항이 기후, 재난 등의 이유로 사용이 어려워졌을 때의 대체공항이 국내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심각한 문제이다. 대한민국은 이제까지 수도권과 동남권(부울경, 크게는 대구·경북을 포함)의 연결체제로 발전해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도권 다음으로 동남권이 인구가 많으며(수도권 2600만 명, 부울경·대구·경북 1300만 명), 무엇보다도 부산에 전국 최대의 항구와 철도교통의 기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항공을 통한 물류이동이 많아지고 김해공항이 낙동강과 산지로 둘러싸여 확장성이 없고 특히 화물의 운송이 안 되어서 인천공항에 전국 항공화물의 95%가 몰려 수도권으로 물류가 쏠려서 수도권 일극 체제로 국토의 균형발전이 깨어진 것이다.

그래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전국의 물류거점을 이극 체제로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부산이 갖는 항만, 철도의 이점에 24시간 운영되고 화물운송이 가능한 확장성 있는 국제공항인 관문공항을 해안인 가덕도에 건설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트라이포트 체제를 만들면 국가의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며 유사시에도 대체공항을 갖는 안정된 국가체제를 갖추자는 것이 가덕신공항 건설의 장기적, 국가적인 전망이요 명분이다.

그래서, 최근의 부산, 울산, 경남의 주민들과 정치인들이 가덕신공항을 주장하는 것은 지역의 발전을 기대하는 주민의 여망과 국가적 전망이 일치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지역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여야의 구분 없이 가덕신공항을 주장하는 것은 그런 연유라고 보인다.

문제는 전국적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이다.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정치인이 동남권 관문공항에 대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치 않으려는 구태 공무원들에게 발목 잡혀서 허우적거리거나 특정 지역의 정서에서 못 벗어나는 행태에 빠진다면 그는 이미 대권주자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김해신공항 문제가 막바지에 들어선 느낌이다. 국가지도자를 자처하려는 대권주자들의 행보를 우리는 부릅뜬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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