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양분야 추격자서 선도자로 전환하는 획기적 순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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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겸 WOF 기획위원장

“선진국 따라 배우기만 하던 과거를 넘어, ‘코리안 솔루션’을 제시하는 첫해가 될 것입니다.”

제14회 세계해양포럼(WOF)을 앞둔 김현겸 포럼 기획위원장(팬스타그룹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뜬 ‘K방역’의 위상이 해양 분야에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며 기대에 들떠 있었다. 지난해 포럼이 끝난 뒤 일찌감치 피터 톰슨 유엔 해양특사를 기조 연사로 선정했던 기획위의 취지는 유엔의 세계 해양 정책을 들어보려는 뜻이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세계 대유행으로 접어들면서 새 바이러스 출현과 환경 재앙이 결과와 원인이었음이 드러났고, 톰슨 특사가 주도하는 ‘해양 분야 지속가능개발목표(SDG-14)’에 더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해양 환경 분야 대표적 이슈인 해양 쓰레기와, 국내 연구가 진행 중인 친환경 수소 선박을 결합해 ‘코리안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포럼 기조세션의 절정”이라고 말했다.

‘수소선박, 플라스틱쓰레기 처리’
이제명 교수의 새로운 제안 등
솔루션 제시하는 첫해 될 것
‘언택트 포럼’ 세계화 발판 기회

현재 해양 쓰레기 처리 방식은 수거 선박이 먼바다에 나가 쓰레기를 그대로 육상에 옮겨온 뒤 처리하는 것이다. 부피 큰 플라스틱 쓰레기를 그대로 옮기는 데 따른 비효율이 상존한다. ‘코리안 솔루션’의 핵심은 부산대 이제명(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주도해 연구 중인 수소선박을 수거 선박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액화 수소를 기화하면서 발생하는 냉열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급속 냉각시킨 뒤 분쇄함으로써 한 번에 대규모 해양 쓰레기 처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다. 여기에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노르웨이 대사가 친환경 선박 분야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해양 경제 정책을 소개한다. 김 위원장은 “톰슨, 솔베르그, 이 교수의 기조세션 토론이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이 교수처럼 지역에 있는 역량 있는 해양인을 발굴해 세계 무대에 데뷔시키는 일이 WOF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언택트 포럼’이 WOF를 더 세계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재작년, 작년을 거치면서 WOF를 다녀간 해외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WOF를 주변에 알리고, 우리 기획위원들의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가 발휘되면서 올해는 연사 섭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쉽게 이뤄졌다”며 “부산에서 이 포럼을 시작하면서 국내 최고가 아니라 ‘해양 분야 다보스포럼’이라는 글로벌 목표를 내세우고 꾸준히 발전을 거듭한 결과로 보고, 특히 올해는 온라인을 통해 세계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게 돼 포럼을 세계화하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을 끝으로 3년 임기를 채우는 김 위원장은 지난 3년 소회를 묻자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연발했다. 해양수산부, 부산시와 함께 이 포럼을 주최하는 부산일보가 임기를 보장하고 단 한 번도 프로그램·연사에 간섭하지 않고 기획위에 전권을 맡겼던 점, 개인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내놓으며 빡빡한 월 1회 기획위 회의와 연사 섭외에 헌신하면서 단 한 번도 얼굴 붉히는 일이 없었던 기획위원 23명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해운기업을 이끄는 기업 수장으로서 김 위원장 자신의 노고도 만만찮았으나, ‘내가 언제 이런 해양 전문가(기획위원)들과 마주 앉아 토론할 기회가 있겠느냐’는 생각에 그저 감사했다. 지난 3년 부쩍 탄탄해진 WOF를 경험한 덕인지 주변에선 ‘한 번 더’를 외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이젠 누가 위원장이 되어도 시스템으로 잘 돌아갈 것 같다”며 손사래다. 더 성숙한 제2기의 시작이든, 유종의 미든 세계 최고 해양포럼을 향한 이번 WOF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랜선 너머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호진 기자 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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