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곳곳서 폭력 사태·주방위군 대기… 미국은 지금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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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관련된 시위와 폭력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뉴욕 소호 지역에서 작업자가 건물의 창문에 합판을 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일(현지시간) 미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CNN방송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막판 차량 선거운동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들과 충돌했다. 일부 주는 선거 직후 발생할 소요사태를 우려해 벌써 주방위군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백악관 주변에도 높은 울타리가 쳐질 예상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지지 후보 갈려 유권자 간 충돌
버지니아·캔자스선 총격 사건
선거 직후 소요사태 우려 커져
상점 유리창 가림판 막아 대비
일부 주 주방위군 배치 착수
백악관 주변에도 울타리 경비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1일 남부 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인근에서 차량 선거 운동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리 장군 동상에 접근하려 하자 막아섰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차돼 있던 빈 차량을 향해 총을 쏘고 일부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했다.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설치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3명의 남성이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총격으로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2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흑인 거주지역 마린시티에는 지난 1일 친트럼프 시위대 1000여 명이 200∼300대 차량을 몰고 들어와 현지 주민들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과 욕설을 쏟아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이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화가 난 흑인 여성이 트럼프 지지자 차량을 향해 계란을 집어던지는 장면도 올라왔다.

폭력 사태가 선거 직후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일부 주에선 미리 주방위군 배치 태세에 나섰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3일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비해 주방위군 1000명에게 대기명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역시 주방위군 1000명을 주요 도시에 파견해 폭력 사태 방지에 나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날 밤을 지지자들과 백악관에서 보낼 계획으로 전해진 가운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악관 주변에도 높은 울타리가 쳐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경찰은 주 방위군 250여 명도 근처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울타리는 올여름 인종차별 항의 시위 격화에 따라 백악관 주변에 설치됐던 것과 같은 종류다. 워싱턴DC 치안 당국은 선거 결과가 즉각 나오지 않을 경우 빚어질 혼란에 대비해 백악관 인근뿐 아니라 도시 전역의 경비도 강화할 방침이다. 워싱턴DC 경찰 당국자는 최근 CNN에 “선거 승리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수도 전체에 상당한 경찰력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계속된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미국의 ‘이념 전쟁터’가 된 오리건주 포틀랜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곳에선 올 8월 우익단체 소속원이 좌파 시위대의 총격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미 전역의 상점들도 유리창을 가림판으로 막는 등 선거 직후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선거 당일 전국 매장 350여 곳의 유리창을 막고 경비요원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석업체 티파니 앤드 컴퍼니도 “주요 도시의 일부 매점에는 선거 관련 사태에 대비해 가림판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국 체인 CVS도 일부 매점에 가림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고, 유통체인 타깃과 의류브랜드 갭 역시 선거 날에 대비해 안전조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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