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망고문 끝났다" 패스트트랙 올라탄 가덕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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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고 낡은 김해국제공항이 항공 안전과 소음, 운영, 비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점과 한계가 많아 새로운 대체 공항이 필요하다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사고 위험과 소음 피해 같은 걱정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가덕신공항 조성은 350만 부산시민의 28년 숙원이다. 334만 경남도민과 114만 울산시민도 침체된 부울경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가덕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촉구하며 부산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 시점에 여야 지도부가 정부의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이 아닌 가덕신공항 건설에 찬성과 협력 의사를 밝혀 이 사업 추진에 큰 힘이 실리게 됐다.

민주당-국민의힘 적극적인 지원 약속
정부 김해공항 확장 폐기 결단 시급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동남권 관문공항의 새로운 입지로 가덕신공항을 상정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시민들에게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집권 여당이 부울경이 강력히 희망하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당론으로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대표는 “부울경의 희망고문을 끝내겠다”며 “여러분의 염원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같은 당 김교흥 의원이 국회 국토위에서 가덕신공항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용역비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토록 제안한 사실도 강조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계획한 김해신공항안의 폐기와 향후 가덕신공항 추진 절차를 단축하기 위한 패스트트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지도층도 가덕신공항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이 당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5일 부산에서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가덕신공항 건설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장은 “가덕신공항으로 결정되면 적극 도와 조기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소위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해 신공항이 인천국제공항에 필적할 만한 규모와 역량으로 추진될 수 있게 전폭적으로 밀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여야가 함께 가덕신공항 조성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밀어주기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여서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제 정치권이 가덕신공항 추진에 쐐기를 박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덕신공항을 둘러싸고 더이상 수도권 중심 논리나 다른 주장들이 나와서는 부울경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여야는 패스트트랙 수순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는 가덕신공항 건설의 속도를 내는 데 당 차원의 노력을 쏟아 내길 바란다. 그게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나 2022년 대선 등 선거의 표심을 겨냥한 일회성 정치적 발언이 아니냐는 경계심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그동안 김해공항 확장의 명분들은 숱하게 부당성이 입증된 만큼 정부가 하루빨리 확장안을 폐기하고 가덕신공항으로 방향을 돌릴 것을 촉구한다. 신공항에 대한 지역민의 희망고문을 끝내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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