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지 않는 엘리베이터 센서 개발 코로나가 앞당긴 스타트업 창업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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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00일, 희망] 아이닉스 박성현 대표

“성현아, 올해는 일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는데, 내년에는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

올해 8월 부산에서 ‘아이닉스’라는 스타트업 센서업체를 창업한 박성현입니다. 올 5월까지는 평범한 IT기업의 직장인이었습니다. ‘40대에는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마흔하나가 되던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덮쳤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들이 주먹을 쥐고 손등으로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보며, ‘손을 대지 않고도 버튼을 누를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는 막연했던 제 인생의 계획을 구체화했습니다.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창업을 했지만,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허를 내고 제품까지 개발했지만, 제품을 홍보할 길이 없었습니다. 막막했지만 아내와 함께 고군분투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60개사에도 선정됐습니다. 그제야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구나’ 희망을 품게 됐습니다. 발품 팔아 적용한 엘리베이터 센서는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3곳에 설치를 했습니다.

올해는 부산역 경부선 5호기 엘리베이터에 센서를 설치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엘리베이터에 탄 분들이 “신기하다”며 여러 번 작동하는 모습을 보며 ‘개발하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앞으로는 엘리베이터 버튼뿐 아니라 버스 하차 벨, 식당 호출 벨, 빌딩 도어록에도 센서를 적용해 볼 생각입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언택트’ 패러다임은 계속되지 않을까요?

힘들고 지칠 때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길 바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올 한 해 코로나19로 힘들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신 분들에게 저의 제품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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