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美 의회 난입 후폭풍도 ‘메가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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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했던 시위대원 중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성조기 무늬의 페이스페인팅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가 9일 체포됐다. AFP연합뉴스

영·미 전쟁 이후 200여 년 만에 미국 의회 의사당이 파괴된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이후 의사당 난입 시위를 주도했던 용의자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다. 선동 위험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계정이 영구 정지되고, 미 하원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발의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사태 주도 용의자들 속속 체포
트럼프 트위터 계정 영구 정지
구글·애플, 극우 앱 ‘팔러’ 삭제
민주 하원, 대통령 탄핵안 발의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된 17명이 연방 법원에 기소됐으며, 또다른 40명에 대해서는 워싱턴DC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다. AP통신은 연방 수사관들이 폭동 교사 등의 혐의로 수십 명을 추가 검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성조기 무늬의 페이스페인팅을 해 시선을 끌었던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가져간 애덤 존슨 역시 체포됐다.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챈슬리에 대해서는 다음 주 애리조나에서 첫 재판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존슨 역시 절도와 불법 침입, 난동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함께 의사당에 난입하는 모습을 SNS로 생중계했던 공화당 소속인 데릭 에번스 웨스트버지니아주 의원은 이날 짐 저스티스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내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에번스 의원은 이날 낸 성명에서 “나의 모든 행동에 책임을 지고 가족과 친구, 유권자, 웨스트버지니아인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SNS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손발이 묶였다. 선동 위험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영구 정지됐다. 페이스북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임기 종료 시점인 오는 20일까지 정지시킨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은 극우 세력의 소셜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는 앱 ‘팔러’를 자사 스토어에서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팔러는 지난해 미 대선 이후 주요 소셜 미디어가 선거 부정 주장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극우 세력들이 대거 옮겨가면서 ‘극우의 소셜 미디어’로 떠오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을 추진 중인 하원 민주당은 11일(현지시간) 탄핵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탄핵 소추안 초안을 작성한 테드 리우 의원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11일 열리는 하원 회의에서 탄핵안을 발의하고 탄핵 조항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9일 현재 하원의원 180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반란 선동 혐의를 적용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 체제의 무결성을 위협했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했으며 정부 기관을 위태롭게 했다”며 탄핵 심판을 통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기 중 탄핵될 가능성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재도전을 막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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