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열풍에 ‘빚투’ 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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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규제로 주춤하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주식 열풍이 계속되자 ‘빚투’(빚내서 투자) 바람이 다시 강해지고 있어서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7일 현재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 10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33조 6482억 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 7일, 영업일로는 불과 4일(4∼7일) 만에 4534억 원이 늘었다.

4일 새 신용대출 4534억 원 증가
새해 마이너스통장 개설 2배 늘어
금감원, 11일 은행별 현황 점검

특히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7일 약 2배인 1960건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 새로 마이너스 통장을 뚫는 사람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1∼7일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총 7411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2411억 원(46조 5310억→46조 7721억 원) 불었다. 은행권에선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도 신용대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말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요 신용대출 창구를 닫았다. 그러나 ‘신용대출 중단’ 등의 조처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돼 새해 들어 각 은행의 주력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2일부터 2000만 원이 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았던 KB국민은행은 이례적이었던 ‘2000만 원’ 기준을 이달 들어 없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해 연말 막았던 신용대출을 다시 내주고 있다.

금감원은 11일 주요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화상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은행별 신용대출 현황을 보고받고 다시 신용대출이 급등세로 전환한 이유를 면밀하게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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