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해운대 테니스장 하루아침에 문 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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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체육시설은 부산시에서 관리하게 된다’는 내용이 안내된 해운대구 좌동테니스장.

시유지에 세워진 부산 해운대구 체육시설이 부산시 반환 결정으로 한꺼번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구청과 동호인들은 ‘체육시설이 부족하니 사용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 중이지만, 부산시는 부지를 개발하거나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시유지에 만든 좌동·센텀 시설
부산시 반환 결정에 폐쇄 위기


12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좌동 좌동테니스장(코트 5면, 2850㎡)과 우동 센텀테니스장(코트 3면, 4316㎡), 센텀운동장(운동장 1면, 7500㎡)이 이달 1일부로 운영 종료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리권을 위탁받은 상태지만 이들 부지는 모두 시유지다. 그동안 해운대구청이 무상으로 빌려 10년 이상 체육시설로 사용해 왔다. 당장 좌동테니스장만 해도 1999년 문을 연 이후 20년 넘게 운영됐다. 현재 19개 클럽, 회원 500여 명이 이용 중이다.

그러나 부산시가 지난해 9월 해당 부지 반환을 요청해 올해부터 원칙상 시설 운영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테니스장 총 4곳을 보유 중인 해운대구는 부산시 반환 요구로 2곳만 운영하게 됐다. 반환 결정에 반발한 테니스 동호인들은 체육시설을 그대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테니스 마니아 손형진(34·가명) 씨는 “평소에도 부산은 코트 예약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가뜩이나 테니스장이 부족한 데 있던 코트라도 제발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로 센텀중 야구부와 축구클럽 연습장으로 활용된 센텀운동장도 반환 방침을 세우자 체육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운대구체육회 신상현 사무국장은 “체육시설이 폐쇄되면 테니스 동호인과 야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마땅한 대체 부지가 없다. 관리 주체와 상관없이 체육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체육회 31개 종목 관계자에게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부산시는 해당 부지를 개발하거나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그러나 반발을 고려해 부지 활용 전까지만이라도 사용 연장 여부는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회계재산담당관실 조원곤 주무관은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지자체도 시유지 반환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도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개발이나 매각 전까지 임대료를 받고 사용 연장을 하는 방안을 해운대구청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사진=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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