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언택트 회견’… 번호 팻말 들고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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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모저모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1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식으로 진행됐다.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는 20명만 참여했다. 오프라인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이들은 체온 측정과 문진표 작성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으며 청와대 측은 행사 시작 50분 전에 현장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취재진 100명 화상으로 참석
사전 대본 없이 27개 질문 답변


100명에 가까운 다른 취재진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간 청와대는 각국 정상들과의 화상회담이나 신년회에서 각계 인사들을 화상으로 연결한 경험이 있지만 동시에 100명을 연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들 모두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화상으로도 참석하지 못한 다른 기자들은 SNS 채팅방을 통해 회견에 참여했다. 행사가 오프라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장과 화상으로 연결된 이들은 미리 부여된 번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질문 의사를 표시했다. 폴라 핸콕스 CNN기자와 로라 비커 BBC 기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이름을 불러 질문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 준비를 위해 네 차례의 리허설을 거쳤지만 고르지 못한 인터넷 연결 상태로 인해 지목을 받고도 질문하지 못한 기자가 발생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행사는 이날 오전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앞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사전 대본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으며 직접 질문자를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 자료 한 장 없이 27개 질문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질문을 적극적으로 받았다. 기자회견 초반에는 이와 관련된 질문이 좀처럼 나오지 않자 “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질문이 없으신가”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다만 취재진의 급작스러운 질문에 문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여지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첫 질문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가 언급되자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동산 문제에서만큼은 정부가 조만간 새롭게 추진할 정책을 자신 있게 설명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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