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통합”… 바이든 취임 일성, 분열의 ‘트럼피즘’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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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마친 뒤 연방의회 의사당 내 대통령실에서 취임선언과 장차관 지명에 관한 행정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관통한 키워드는 ‘통합’이었다. “통합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 ‘통합하는 것’ 등의 단어를 11차례 사용하면서 분열된 미국 사회의 통합을 호소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하나로 묶고, 우리 국민을 통합하고 우리나라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빛에 관한 미국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라며 “지금은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이다. 통합이 전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없으면 평화도 없다”
연설부터 의상까지 통합 강조
연방건물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기후협약 복귀 행정명령 서명

통합은 취임식의 처음과 끝을 관통한 주제이기도 했다. 2017년 전미 청년 시 대회 수상자인 22세 흑인 여성 어맨다 고먼은 취임식에서 분열을 극복하고 희망과 통합을 노래하는 내용의 자작시를 축시로 낭독했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와 세르지오 허드슨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었다. 이 역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확산 등 트럼프 재임 기간 더욱 깊어진 인종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국가를 부르러 나온 팝스타 레이디가가와 축하공연을 위해 나온 가수 제니퍼 로페즈, 가스 브룩스도 평화와 화합을 호소하며 취임식 분위기를 북돋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한편 “오늘은 민주주의의 날이며 역사와 희망, 부활과 결의의 날”이라고 강조하며 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의사당 난입 사태를 거론한 바이든 대통령은 “절대 이들 때문에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정치 문화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동맹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국제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국경 너머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나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기조 아래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취임식을 끝내고 백악관에 입성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본격적인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점 과제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앞으로 100일간 연방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세입자 퇴거 조치 유예와 연방 학자금 대출 이자 유예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일부 이슬람국가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비시민권자 추방을 10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 업무를 행정명령 서명으로 시작한 것은 취임 초기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핵심 국정과제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없이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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