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향하던 바이든 “집 가는 것 같은 느낌”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DC는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주 방위군 2만 5000여 명이 투입되는 등 군사 작전 지역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경비 속에 철벽 봉쇄가 이뤄지면서 적막감까지 감돌았다.

이날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수많은 인파와 함성으로 가득찼던 여느 취임식 때와 달리 이번 취임식에선 워싱턴DC 곳곳에 주 방위군의 장갑차와 콘크리트 장벽이 배치됐다. 도심 교차로에는 검문소가 들어섰고, 지하철역도 폐쇄됐다. 테러 우려와 코로나19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취임식장인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에 이르는 모든 도로가 폐쇄됐다.

의사당에선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의회 인사 등 참석자 1000명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봤다. 수많은 군중이 몰리던 의사당 앞 내셔널몰에는 인파 대신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 19만 1500개가 펄럭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뒤 백악관으로 향하던 중 전용 차에서 내려 가족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소박한 거리 퍼레이드를 펼친 셈이다. 엄격한 출입통제 속에 거리에는 축하 인파 대신 경찰과 기자, 자원봉사자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여러 차례 손을 흔들며 TV로 취임식을 보고 있을 국민에게 인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리를 걷던 중 누군가 큰 소리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으며, 백악관에 들어가기 직전 기분이 어떻느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 “집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취임식 직전 누군가가 연방대법원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해 한때 경계수위가 올라갔지만, 보안 점검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시다발 무장 시위 우려로 미국 전역 주 의회 의사당 주변도 보안이 강화됐지만, 대규모 시위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