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현 20주기… 일본은 아직 그를 잊지 않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는 26일 의인 이수현 씨의 20주기를 맞아 일본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일본 유학 시절의 이 씨. 이수현 추모 사이트 캡처

오는 26일 의인 이수현(1974∼2001) 씨의 20주기를 맞아 일본 내에서 추모 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고인은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26일 도쿄도 신주쿠구 JR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내일 도쿄 신오쿠보역서 추모식
고인 소재 영화도 3편째 제작 중
한일 가교 유학생 장학금 이어져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0주기를 맞는 오는 26일 도쿄도 신주쿠구 JR신오쿠보역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추모식은 축소돼 관계자들 일부를 중심으로 헌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 씨는 매년 기일을 맞아 일본을 찾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방문이 어렵게 됐다.

고인을 추억하는 일본인은 여전히 많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수현을 소재로 한 영화 ‘가케하시’를 제작해 2016년부터 선보인 나카무라 사토미 감독이 대표적이다. 2편까지 제작해 일본에서 상영했으며, 현재 3편을 제작 중이다.

생전 고인과 교류가 있었던 나카무라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했던 아들의 뜻을 이어 일본에 유학 온 각국 학생을 한결같이 지원하는 고인의 부모를 보고 이를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고인의 어머니가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LSH아시아장학회’ 사업은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꿈꿨던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 일본의 각계 각층에서 보낸 기부금을 토대로 일본어학교에서 공부하는 한국인과 동남아시아 유학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 사업의 수혜자는 올해 1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고인이 세상에 남긴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천착해 온 그는 “개인적인 교류로 관계를 쌓은 사람에게는 한일 관계가 악화했다고 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없다”는 믿음을 피력했다.

고인이 다녔던 아카몬카이 일본어학교의 아라이 도키요시 이사장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고인의 시신을 확인한 바 있다. 아라이 이사장은 “그의 인간애, 정의로운 행동은 일본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지금도 (일본)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나 중학교 수업에서 이수현에 관해 다루고 있다”고 알렸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