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부산을 ‘동북아 싱가포르’로 키울 설계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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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민주당 김영춘 후보

김영춘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경선 후보는 “가덕신공항 등 부산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을 정부로부터 이끌어 내기 위해 총대를 메겠다”고 밝혔다. 강원태 기자 wkang@

역대급 난립 양상을 빚고 있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후보 라인업이 마무리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경선 절차에 들어갔다. <부산일보>는 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여야 후보들의 비전과 각오를 들어보고, 아픈 곳을 찔러 보는 ‘직격 인터뷰’를 마련했다. 인터뷰 영상은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 유력 후보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합리적인 성격에 매사에 신중하고, 자기희생이 강한 정치인’으로 통한다. 2014·2018년 두 번의 시장선거에 불출마한 것도 명분을 중시하는 그의 이런 정치 스타일이 스스로를 옭아맸다는 평가도 나온다. 만약 그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보다 확고한 권력의지를 보여 줬다면 지금의 보궐선거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부산 이대로 10년 가면 쭉정이
신공항 등 부산 운명 바꿀 결정
총대 메고 정부로부터 끌어낼 것
박형준은 학자이자 시사평론가
현장서 조직 이끌어 본 경험 없어


김 후보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결단과 행동의 정치인이다. 사명이나 책임을 느끼면 한 번도 주저하거나 망설인 적이 없었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서울의 재선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돌아와 투신할 때도 다들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며 세간의 평가에 선을 그었다. “이번 보선이 정치 선거가 돼서는 부산의 미래는 암담하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선거가 아니라 저 김영춘과 부산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제 10년의 꿈과 비전을 다 토해 내며 영혼의 선거를 치러 보겠다”는 각오에서는 비장감이 묻어났다.

야권 우위 양상으로 흐르는 선거 판도에 대해 김 후보는 유불리를 따지거나, 차기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보선이 저희 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지게 돼 피해자와 부산시민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이대로 10년이 더 가면 부산은 쭉정이만 남는데,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앞으로 임기 1년 동안 가덕신공항 등 부산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을 정부로부터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런 점들 때문에 제가 출마를 결심하고 총대를 메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부산을 동북아의 싱가포르로 웅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복안과 설계도를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 첫 단초로 가덕신공항 건설을 꼽았다. ‘가덕신공항 첫 삽을 뜨는 시장’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한 그는 최근 자신의 호도 ‘가덕(加德)’으로 지어 붙일 만큼 말 그대로 신공항에 올인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동남아의 싱가포르처럼 동북아에서는 부산이 지정학적 요충지다. 부산신항과 가덕신공항, 연계 철도망 등 육해공 인프라에다 800만 인구의 부울경이 메가시티로서 연합된 규모의 경제 단위를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면 부산은 충분히 동북아의 싱가포르로 비상할 수 있다. 북항재개발과 제2신항을 힘 있게 추진하고 우리가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려면 부산을 해양특별자치시로 만들어 해양자치권도 확보해야 한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부산의 산적한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오랜 정치·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정부 여당의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신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후보는 “앞으로의 1년은 부산의 향후 20년, 30년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결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북항재개발 사업, 55보급창 이전, 철도시설 재배치 같은 대형 국책사업들을 새 시장이 1년 임기 안에 정부와 함께 이끌어 내야 부산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초보 야당 시장이 들어서면 시장 연습만 하다가 1년을 다 보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류 세력인 ‘친문(문재인)’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부산에만 해도 수십만 명의 민주당 지지자가 있는 만큼 친노·친문들도 다양한데, 그분들 중에 저를 지지하는 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경선 승리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에 대해서는 “저보다 먼저 뛰기도 했고, TV 시사예능 프로에 출연하다 보니 시민들이 일종의 ‘셀럽(유명인사)’을 보는 기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고려대 재학 시절 운동권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그는 “시장은 행정가로서 수만 명의 공무원 조직을 이끌고, 편대비행을 해야 하는 리더인데, 박 후보는 리더로서 현장에서 조직을 끌어 본 경험이 거의 없다. 좋은 학자나 시사평론가의 자질은 풍부한데 시장감으로서는 부적격하다. 국회의원 한 번 지내고, 청와대 수석으로서 보좌하고, 국회 사무총장 한 경력 정도로 15년 동안 추락을 거듭해 생명력이 다해가는 위기의 부산을 맡아 부산을 힘차게 재도약시킬 지도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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