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당원 파워’가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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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에서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당심(黨心)은 살아 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이번 주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당초 국민의힘이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대폭 확대하면서 당원들의 위상이 현저히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작 예비경선과 본경선 모두 ‘당심’이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당원의 파워’가 부산시장 경선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예비경선 당원 비율 줄었지만
일반 여론조사보다 응답률 높아
본경선 토론평가단 1000명도
당협별로 당원 위주 구성 예정

우선 예비경선 과정에서 당심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비록 당원 반영 비율이 20%로 줄어들었지만 응답률이 매우 낮은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당원들은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고 자신의 지지성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답변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전체 반영 비율이 낮다고 당원들을 무시했다간 큰코다칠 것”이라며 “당원들은 일반 여론을 주도하기 때문에 당심을 적극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본경선 과정에서도 당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를 개최한 뒤 가장 잘한 후보를 ARS로 평가하는 ‘토론평가단’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부산지역 18개 당협에 각각 100명의 토론평가단을 추천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전체 1800명의 추천인 중 1000명을 뽑아 토론평가단을 구성한다. 국민의힘은 당원과 비당원 구분 없이 남녀 같은 비율로 추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대부분 당협 위원장들은 당원들을 추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당심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모두 4차례에 걸쳐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를 개최하고, 매번 평가단의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물론 지역 케이블 방송에서 토론회를 중계할 예정이지만 일반인들의 시청률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주로 당원들로 구성된 평가단의 ‘점수’가 일반 시민들의 후보자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치 ‘미스(터) 트롯’ 등 가요 경연에서 전문가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안병길 의원은 24일 “토론회가 끝나고 매번 발표되는 평가단의 평가가 일반 여론조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이진복 전 의원이 22일 “예비경선 룰은 이미 발표해 시간관계상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본경선에서는 반드시 책임당원의 권리를 회복시켜 주고, 사기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당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선 당심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모 예비후보 측근은 “당협 위원장들이 자신과 가까운 후보에게 유리한 평가를 하도록 당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역 중립 의무’를 요구한 공관위의 의도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병길 공관위원은 “요즘은 당원들이 현명해서 당협위원장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며 “자신이 판단해서 토론을 잘한 후보에게 좋은 점수를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사태로 당협 위원장들과 당원들의 접촉이 별로 없어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이 별다른 역할을 못 할 것”이라고 말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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