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장 보선 D-70, 백화제방식 지역발전 공약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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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올 4월 7일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26일 사퇴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로써 민주당 후보 경쟁은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박인영 부산시의원과 함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비경선 진출자 6명을 확정 발표했다.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언주 전 의원, 이진복 전 의원, 전성하 LF에너지 대표이사다. 집권 여당과 제1 야당이 마침내 보선에 출전할 모든 주자를 링에 올린 셈이다. 이전 부산시장 선거에 비해 출사표를 던진 이가 유달리 많지만 그만큼 유권자의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여야 출마자 윤곽 대부분 드러나
부산 살릴 구체적 청사진 절실해

이번 보선을 통해 당선되는 부산시장의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다. 재임 기간이 1년 3개월도 안 되는 초단기 시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선거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전임 시장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치르는 선거인 데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시민들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여서 그렇다. 차기 시장은 시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 줘야 한다. 또 부산으로선 가덕신공항 건설이나 2030엑스포 유치 등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굵직한 현안까지 겹쳐 있다. 따라서 각 후보자는 책임지는 자세로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년여짜리 단기 시장이지만 그 임무가 막중할 수밖에 없다.

부산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먹고살 만한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도시의 미래가 암울하다 보니 한창 일할 나이에 부산에서 삶의 터전을 닦지 못하고 떠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지역의 경제 기반이 워낙 열악한 탓에 빈곤층도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부산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것도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40~50대 장년층의 빈곤화 비율이 유독 두드러졌다. 출생률마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이 소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높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이런 위기를 해결한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부산시장 보선을 두고 국민의힘 출마자들 사이에선 한때 ‘다 잡은 물고기’라는 인식이 배어 있었던 듯하다. 행여나 지금도 그렇다면 오만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에 치중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는 집권 여당의 후보를 자처하는 이로서 무책임한 처사다. 부산시장 도전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만의 정책적 정체성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부산을 살릴 구체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청사진이 부산 시민에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후보나 진영 사이 이전투구 대신 지역발전을 위한 치열한 공약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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