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 새벽 ‘화재 문자’에 해운대 주민까지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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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가 이미 진화된 화재 재난 문자(사진)를 새벽 시간에 발송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한밤 중에 놀라 잠에서 깨는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한 지역이 아닌 해운대, 연제구까지 문자가 발송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구청 화재 진압 5분 뒤 뒷북 문자
수영구는 물론 타 지역 전달돼
“시스템상 거주지만 발송 불가능”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2시 4분께 수영구 광안동 한 25층짜리 아파트 꼭대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0여 명이 대피했다. 수영구 측은 화재를 알리기 위한 재난 문자를 발송했는데, 이미 화재가 진화된 뒤인 오전 3시께여서 뒷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영구 측은 불이 난 후 당직자가 화재 사실을 확인하고 대처하는 과정에서 재난 문자 발송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해당 집에서는 6시간 만에 또 불이 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앞서 27일 오후 8시 7분께 발생한 화재에 이어 같은 집에서 또 불이 나자 심각성을 느낀 행정안전부가 수영구청 측에 재난 문자 발송 요청을 보냈다. 수영구청이 문자 발송 요청을 받은 시간은 화재가 난 직후인 28일 오전 2시 5분께. 당직자가 화재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적인 부분을 처리하는데 약 50분이 소요됐고, 재난 문자는 불이 꺼지고 약 5분 후인 3시께 발송됐다. 수영구 관계자는 “당직자가 재난 문자 발송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한 수영구뿐만 아니라 해운대구, 연제구 심지어는 기장군 지역 일부 주민들에게도 문자가 발송되면서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영구 측은 황령산 기지국 기준으로 신호가 잡히는 수영구 이외의 지역에도 재난 문자가 보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혜랑·탁경륜 기자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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