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었던 나의 20대 떠올리며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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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새해전야’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연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성장통을 겪었던 저의 20대를 떠올리며 연기했어요.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이연희(32)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새해전야’를 이렇게 소개했다. 작품 속 캐릭터를 보며 공감을 많이 했고, 한편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아서다. 이 영화는 이연희가 전작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이후 6년 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이다. 메가폰을 잡은 홍지영 감독과는 8년 전 영화 '결혼전야'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이연희는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작품으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새해전야’ 배우 이연희
네 커플의 일주일 담은 옴니버스
6년 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
힘들고 아픈 청춘들 힘 얻었으면


이 작품은 새해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일주일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다. 취업, 연애, 결혼 등 인생의 선택과 고민을 무겁지 않게 그렸다. 이연희는 이 작품에서 연인과 헤어진 후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비정규직 직원 진아를 연기했다. 이연희는 “방황하는 진아의 모습에서 예전의 제 모습을 봤다”며 “저도 스물여섯 살에 파리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혼자서 짐 싸서 무작정 간 거였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20대 때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다. 상처가 생겨도 혼자 마음에 쌓아뒀더니 연기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말을 이었다. “하루는 잠이 안 와서 밤을 샌 적이 있어요. 너무 답답한데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밖에 나가지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때 제 마음을 돌아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죠. 이후엔 작품이 끝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어요.”

극 중 아르헨티나로 떠난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 ‘재헌’을 만난다. 배우 유연석이 연기한 재헌은 한국에서 ‘번 아웃’을 겪은 뒤 아르헨티나행 비행기를 탄 캐릭터다.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진아와 재헌이 석양을 배경으로 탱고 추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연희도 최고의 장면으로 ‘탱고 신’을 꼽으며 “한국에서 유연석 씨와 함께 탱고를 배워 촬영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할 때 석양이 너무 예뻤다”면서 “촬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즐기고 싶은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단다. 이연희는 “탱고를 추는 장면이 예쁘게 나왔지만 해가 진 후에는 너무 추워서 힘들게 촬영했다”고 웃었다.

영화 속 아르헨티나의 풍경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국적인 길거리부터 이구아수 폭포의 웅장함까지 아르헨티나의 명소가 곳곳에 담겼다. 이연희는 “이국적인 풍경에서 촬영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다. 특히 폭포의 장관엔 감탄사만 나왔다”며 “폭포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8~9월에 촬영했어요. 관객분들이 스크린으로나마 해외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시고 마음의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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