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류 기업들, 매출 부진 ‘대안 찾기’ 고심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골든블루가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추가제작한 사피루스 하이볼 패키지(왼쪽 사진)와 대선주조 직원들이 방역활동을 벌이는 모습. 골든블루·대선주조 제공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역 주류 기업들이 위기를 뛰어넘을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특수를 거의 못 본 상황에 올 들어서도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대안 찾기에 매달리는 분위기다.

부산 본사의 주류 전문 기업 골든블루는 최근 주력 상품인 위스키의 최대 매출처인 유흥·단란주점 등의 영업이 사실상 막히면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소주나 맥주 등 다른 주류와 달리 위스키는 가정용 시장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 크다.

골든블루, 혼술·홈술 시장 겨냥
사피루스 하이볼 패키지 추가 판매
대선주조, 직원 50명 ‘방역 활동’
가정용 소주 생산·유통 비중 늘려

골든블루도 지난해 3분기까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선방, 지난해 전체 매출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이는 지난해 2~3분기 유흥시장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된 덕분이다. 그러나 연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연말 대목을 아예 못 본 데다 올해도 매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골든블루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혼술·홈술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1위 위스키인 골든블루 사피루스 450mL 1병과 하이볼 전용잔으로 구성된 ‘하이볼 패키지’ 추가 판매에 나선 일이 대표적이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9월 시즌성으로 선보인 이 패키지를 추가 제작해 최근 재판매에 나섰다. 주력제품인 사피루스를 활용, 영업이 막힌 단란·유흥주점 외에 펍이나 일반 술집 판매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위스키 외에 여러 주류 판매를 확대하는 주종 다양화는 골든블루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이다. 골든블루는 이자카야 등 젊은층이 많이 찾는 주점이나 식당 등을 대상으로 숙성 증류주 ‘혼’ 입점을 강화하고 있다. 또 비알코올 맥주 칼스버그 0.0을 새로 출시하는 등 국내 맥주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칼스버그 점유율 확대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700mL 병으로 판매 중이던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를 200mL 병에 담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위스키 시장 상황이 나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집에서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소량을 즐기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다양한 주종을 마련, 불황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향토 주류기업 대선주조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선주조에 따르면 최근 소주 판매량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이던 1년 전보다 4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대선주조는 핵심 마케팅 수단인 판촉 활동을 아예 접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어 시내 번화가 등을 돌아다니며 판촉 활동을 벌일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대선주조 직원 50명으로 방역단을 꾸려 놀이터, 공공시설, 업소 등 시내 곳곳을 방역하며 코로나19 상황 개선을 위해 애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대선주조는 가정용 소주 생산과 유통 비중을 늘려 판매율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소주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6.9% 줄었는데 유흥용 소주 감소(-3.44%) 탓이 컸다. 그러나 가정용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가정용 소주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선주조 측은 “당장 유흥용 소주 판매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홈술 트렌드에 맞춰 마트나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가정용 소주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