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공유’ 압박에… ‘코로나 수혜’에도 못 웃는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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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가운데) 대표가 최근 코로나19 이익공유제 실현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네이처컬렉션을 찾아 정기화(왼쪽 세 번째) 가맹점주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혜’를 입은 통신사들이 회사 안팎으로 거센 ‘이익 공유’ 압박을 받고 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나 증가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가져다준 이익에 대해선 ‘공유’ 요구가 거세다.

통신3사 가운데 이미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9일 실적을 발표하는 KT도 이미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통신사들의 ‘역대급’ 실적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SKT, 영업이익 지난해 21% 증가
LGU+, 스마트홈 가세 29% 늘어
KT, 지난해 3분기 벌써 1조 돌파
정부 “자발적 출연 필요” 언급
통신사 사내에서는 성과급 갈등
SKT·LGU+, ‘동반 성장’ 강조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18조 6247억 원, 영업이익은 1조 349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0%, 영업이익은 무려 21.8%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의 4배를 넘겼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도 1조 50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4.3%가 상승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등 ‘뉴ICT’ 사업은 비대면 쇼핑 등의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7.5% 상승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매출이 13조 4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861억 원으로 전년보다 29.1%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은 47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재택근무 문화의 확산 등으로 ‘스마트홈’ 부문이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IPTV와 초고속 인터넷으로 구성된 LG유플러스 스마트홈 부문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2조 13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 역시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초고속인터넷 부문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돈을 벌면서 이익 공유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방역 조치로 영업금지 또는 영업제한을 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제’와 함께 ‘코로나 승자 기업’의 자발적인 출연으로 약자를 돕는 ‘이익공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는 ‘포용적 정책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통신업계 이외에 금융과 IT플랫폼, 반도체, 가전 분야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익공유 압박은 통신사와 금융, IT플랫폼 기업에게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이 기본적으로 ‘수수료 장사’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이익공유 요구는 통신사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노조는 최근 회사에 성과급 책정과 관련해 불만을 표시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SK텔레콤 노조는 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성과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큰 폭으로 줄어버린 성과급에 대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과급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에 사원들에게도 이익이 공유돼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이익공유 압박이 거세지면서 통신사들은 ‘동반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고객 가치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국내 셀러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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