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기업들, 에티오피아 ‘한국기업 산단’ 건립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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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에티오피아 내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건립이 본격화된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진전이 없다 최근 관련기관들이 협약을 맺으면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는 7월 입주 희망기업들이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와 함께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최종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년 초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이하 부산무역협회)는 지난 5일 (사)이노비즈협회 부울지회, 한·에티오피아경제인연합회, (주)SL networks와 해운대 주한에티오피아 총영사관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사)이노비즈협회와 부산무역협회는 에티오피아 한국 산단 참여를 독려하고, 부울경 공동물류 협력사인 (주)SL networks는 국내와 현지에서의 공동물류 서비스를 통해 물류효율화를 실현한다. 한·에티오피아경제인연합회는 에티오피아 진출 희망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사)이노비즈협회 부울지회 등
부산무역협회와 업무협약 체결
입주 희망기업들, 7월 현지 방문
최종 입지 선정, 내년 초 착공 전망

에티오피아 내 한국 산단 건립은 에티오피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지고 있다. 2017년 7월에는 투자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에티오피아 투자유치공사에서 직접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 기초소재 관련 기업들의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17년 당시 (사)이노비즈협회 부울지회장이자 주한 에티오피아 명예총영사였던 김상진 (주)천호테크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왕실친위대 6000명을 파병한 형제국가로, 한국 산단 건립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면서 “저렴한 분양가와 낮은 인건비는 물론이고 현지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 유럽 등으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부울경 기업 20개를 비롯해 전국 76개 업체가 입주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 중 대기업도 16개에 이른다. 부산무역협회 허문구 전문역은 “코로나 이전 세 차례 정도 관심 기업들이 에티오피아를 다녀왔는데, 이번엔 자국 내 영향력이 큰 쉬페르 시구티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와 함께 가 입지 선정과 설계 등을 구체화하고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에티오피아에는 몇 년 전 중국 전용 산단이 설립됐으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노스페이스를 만드는 영원무역(주)과 부산에 본사를 둔 의류 회사 (주)동남 등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국 산단도 당초 30만 평을 추진해왔으나 참여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60만 평으로 늘릴 계획이다. 1~3차로 나눠 조성한다. 입지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으로, 최근 건설 중인 신공항과 가까운 곳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억 2000만 명가량의 인구를 가진 에티오피아는 청년층 인구가 70%를 차지하며,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어 중국 뿐 아니라 터키 등 해외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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