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화푸드, 주민 위해 가게 남기고 주민은 보답으로 백년가게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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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푸드 장림직영점에서 ‘백년가게’ 현판식 후 장종수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년가게 현판 아래 명장 현판도 걸려있다. 덕화푸드 제공

덕화명란으로 유명한 (주)덕화푸드가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그 우수성과 성장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증한 30년 이상 업력의 우수 점포를 10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그동안 부산 지역에서는 곰장어, 재첩국과 같은 수산물 관련 식당들이 백년가게에 선정된 적은 있었지만, 수산물 기업이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하구 장림동 공장 옆 매장
본사 옮기면서 그대로 존속
주민들 요청에 통 큰 결단
지난해 ‘국민추천제’ 심사
‘양질의 가게’로 대거 추천
수산물업체로 이례적 선정

덕화푸드는 9일 “최근 덕화푸드 장림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별도 행사 없이 백년가게 현판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덕화푸드는 1993년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초기부터 오롯이 명란 제조에만 집중한 명란 제조 전문 기업이다. 창립자인 고 장석준 회장은 국내 유일의 수산제조 분야의 ‘명장’이기도 했다.

명성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덕화푸드의 업력은 28년으로 30년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덕화푸드는 백년가게의 현판을 달았다. 덕화푸드 장종수 대표는 이를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장림 매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덕화푸드는 원래 내수 시장보다 일본 시장의 의존도가 9대 1정도로 매우 높았다. 덕화푸드의 일본 후쿠오카식 카라시멘타이코(매운 명란)는 그 완성도에서 일본 유수의 기업과 일본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덕화푸드는 일본 편의점, 마트 등에서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워낙 시장에서의 파괴력이 커 다른 일본 업체들이 덕화푸드의 가격을 보고 다음 해 가격을 결정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덕화푸드가 일본 시장에 집중하면서도 지역 주민들만은 편히 좋은 명란을 사먹을 수 있도록 공장 옆에 약 10㎡(3평) 규모로 만든 것이 현재의 장림 매장이었다.

덕화푸드는 2017년 사하구 장림동에서 서구 암남동 국제수산물도매시장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공장 옆 매장을 두고 철거를 해야 하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결론은 이사회도, 간부 회의도 아닌 지역 주민들에 의해서 내려졌다. 지역 주민들이 십수 년을 여기에서 명란을 사다 보니 공장을 이전한다 하더라도 매장은 남겨줄 수 없냐고 부탁한 것. 장 대표는 “저리도 주민의 사랑을 받으니 비록 3평도 안 되지만 덕화명란의 공식 1호 매장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장 옆 부지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장림 매장은 2019년 찾는 주민이 많아져 바로 옆으로 확장 이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국민추천제’ 방식으로 백년가게 심사를 받았다. 국민추천제는 지역 주민이 직접 선택해 국민이 인정하는 양질의 가게를 찾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이 경우 기준 업력이 30년에서 20년으로 낮아지는데 장림동 주민들이 덕화푸드를 대거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장 대표는 “주민들을 위해 남겨둔 매장 덕에 덕화푸드가 인기를 얻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덕화푸드는 마켓컬리에서 진행하는 ‘백년가게 특가전’에도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덕화푸드는 연구개발센터인 ‘명란 연구소’를 통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백년가게와 명란 명장의 이름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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