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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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를 이끄는 오충근(오른쪽) 예술감독과 김재원(가운데)·백동훈 예술부감독이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 클래식 음악이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우리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기량을 가진 후배 세대들의 등장 덕분이지요. 부산이 적어도 10년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음악제를 가진 도시가 되도록 선배로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Busan Classic Music Festival·BCMF)를 이끄는 오충근(60) 예술감독의 말이다. BCMF는 다음 달 2일부터 17일까지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민간 기획사인 부산아트매니지먼트의 고 이명아 대표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명품 실내악 축제’를 지향하며 열었던 부산국제음악제의 중단 이후 모처럼 부산에서 시동을 건 ‘부산표’ 클래식 음악 축제다.

지휘자 오충근 예술감독 맡고
젊은 음악인 김재원·백동훈 동참
선후배 70여 명 함께 만드는 무대
부산 음악의 탁월성 알릴 계기

BCMF에서 눈에 띄는 점은 또 있다. 부산 출신의 20~30대 청년 아티스트가 예술부감독으로서 기획부터 함께했다.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부악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재원(27) 바이올리니스트와 유라시아오션필하모닉오케스트라(EOPO) 수석이자 미국 USC 대학원 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인 백동훈(33) 클라리네티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김재원 바이올리니스트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뿌리와 전통이 있는 단체와 부산 출신의 젊은 세대 연주자가 함께하는 음악제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면서 “앞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장르와 협업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백동훈 클라리네티스트는 “코로나 시대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는 음악제를 만들고 싶고,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편성과 기획을 선보이는 음악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충근 예술감독은 “부산클래식음악제의 목표는 탁월성이다. 그래서 2명의 부감독을 비롯해 부산 출신의 탁월한 음악인 70여 명이 출연한다”면서 “부산 클래식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세대가 후배 세대에 키를 넘겨주고 산화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오 감독은 KBS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주자, 부산시립교향악단 국내 최연소(당시 만 25세) 악장으로 연주 활동을 펼쳤고, 고신대에서 26년간 학생들을 지도했다. 현재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유라시아오션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BCMF에는 부산 클래식의 전통을 쌓고 있는 음악인과 이제 막 활약을 시작한 젊은 세대가 함께 출연한다. ‘부산피아노트리오’(1962년 창단)와 ‘부산신포니에타’(1986년 창단)가 선배 세대로서 중심을 잡고, 청년 세대인 2명의 부감독을 비롯해 부산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 폴란드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 2위에 빛나는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 부산 실내악의 현세대를 대표하는 ‘스트링아데소’까지 부산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음악회의 주제는 ‘공존, 시간을 열다’이다. 오 감독은 “코로나 시대, 음악 예술을 통해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선언적 의미에서 공존을 키워드로 택했다”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금정문화회관은 부산클래식음악제의 전용홀로써 큰 도움을 줬고 지역 기업들도 선뜻 후원에 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클래식 음악제를 표방하며 당초 1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연기돼 다음 달에 개막한다. 개막 곡으로 실내악의 정수라고 불리는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을 시작으로 16일 동안 총 7번의 연주가 열린다. 2대의 하프로 선보이는 하프 연주, 목관 5중주, 4대의 첼로 연주, 피아노 트리오 등 다양한 실내악을 만나볼 수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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