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인의 월드톡톡] 코로나19에 멈춘 500년 역사 스키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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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르네보 킴 엘린 유학생

코로나19로 스웨덴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크로스컨트리 경주대회도 달라지게 됐다. 바로 다음 달 초 열리는 스키 레이스 ‘바살로펫’이다.

매년 3월 첫 번째 일요일에 치러지는 바살로펫은 셀렌에서 모라까지 90km에 이르는 거리를 달리는 스키 경주로, 1922년 시작된 이래 1600만 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바살로펫은 사실 정식 대회에 앞서 약 400년 전 시작됐다. 1521년 구스타프 에릭손이 덴마크 왕을 물리치고 스웨덴을 독립시킨 뒤 스웨덴 왕 ‘구스타파 바사’로 즉위하면서 처음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진행방식이 바뀌었다. 하루에 치러지는 대신 이달 12일부터 3월 7일까지는 4가지 거리를 선택해 달릴 수 있다. 3월 첫째 주 일요일인 대회 마지막 날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참여해 관중 없이 경주를 치르게 됐다.

코로나19는 416년 동안 연속해서 열린 요크모크의 겨울 시장도 멈추게 했다.

요크모크 시장은 중세 시대부터 계속되어 스웨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시장 중 하나다. 1605년 스웨덴 국왕이 스웨덴의 라플란드에 상설 시장들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400여 년 동안 매년 2월 열렸다. 1920년대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던 시기에도 요크모크 시장은 열려 있었다. 1955년 350주년을 맞아 요크모크 시장이 관광명소로 개발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미술 전시회와 음악회, 개썰매 투어, 스노모빌 사파리, 민속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방문객은 최대 8만 명에 달할 만큼 명소가 됐다.

하지만 요크모크 시장도 코로나19에 무릎을 꿇었다. 요크모크시가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지난해 말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온라인 개최로 열기를 이어 가고 있다. 디지털 개막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와 강연, 심지어 물품 판매까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내년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스웨덴의 전통 행사를 직접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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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북부 셀레프테오 출신. 2017년 3월부터 부경대서 유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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