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책방 골목 살리자” 전담 공무원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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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청, 2년 기간제 모집

14일 오후 2시께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일요일인데도 서점 대부분이 문을 닫아 썰렁하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키기 위해 부산 중구청이 책방골목 전담 공무원을 최초로 채용한다.

14일 중구청은 “홍보와 전시, 책방 운영 지원 등 보수동 책방골목만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공무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 지식과 자격 요건을 갖춘 인력을 채용해 책방 골목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중구청이 보수동 책방골목 전담 공무원을 채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용될 공무원은 2년 기간제로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에서 상시 근무한다. 주 업무는 책방골목 관련 전시 기획과 문화예술 행사 진행이다. 다른 업무 없이 오로지 책방 골목 관련 업무만 맡는다. 중구청이 응시 자격으로 문화예술 관련 분야 실무 경력이나 관련 전공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은 2010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민간에 위탁돼 운영됐다. 그러다 지난해 위탁이 만료되면서 중구청은 직영으로 전환했다. 전담 공무원과 문화관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인 ‘책방골목 살리기 프로젝트’는 책방골목 홍보 강화에서부터 콘텐츠 제작, 운영 지원 등을 망라한다.

전국적인 관광 명소인 보수동 책방골목이지만 지난해 10월 인근에 건물이 들어서며 책방 8곳이 한꺼번에 문을 닫았다. 한창 때 서점 85개가 밀집했던 책방골목은 거듭되는 경영난과 재개발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현재 31개만이 명맥을 유지한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20년간 인문사회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해 온 고춘주 반석서점 대표는 “책을 안 사도 주말에 200명은 왔는데 코로나 이후 이제는 20명이 오면 다행일 정도”라며 “서점 문을 연 뒤로 이렇게 손님이 없기는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2003년부터 매년 개최해 왔던 문화축제도 코로나로 두 번 연달아 취소되면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활성화 대책에 목이 마른 상태다. 허양군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 회장은 “보수동 책방골목을 알리기 위한 축제도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지난해 8월, 10월 모두 취소됐다”며 “책방골목 전담 공무원 채용이 책방골목을 살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서접수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25일 1차 서류전형을 거쳐 내달 8일 2차 면접시험을 치른다. 중구청 행정지원과에 신청할 수 있다.

글·사진=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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