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1원전 수조 범람… ‘10년 전 공포’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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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부상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쿠시마현의 한 주류 판매점에서 점장이 지진으로 인해 깨진 술병을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13일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공포가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 이날 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5·6호기에서 원전수가 넘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오후 11시 8분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막대한 피해를 안겼던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 같은 강진은 처음이다.

13일 오후 규모 7.3 강진
가옥 등 붕괴 부상자 속출
쓰나미 우려 주민들 대피
‘월성 1호기 이슈’ 영향 줄 듯


14일 일본 기상청과 각 지역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후쿠시마, 미야기, 야마가타 등 8개 현에서 전날 지진으로 인해 105명이 다쳤다. 후쿠시마현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되거나 가옥 등이 붕괴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고지대에는 쓰나미가 밀려올 것을 우려해 차를 타고 피신한 주민들이 이어졌다.

이날 지진 여파로 JR동일본은 도치기현 나스시오바라시에서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구간에 대해 고속철도 신칸센 운행을 전격 중단했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9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기도 했다. 후쿠시마현 각지에서는 수돗물 공급이 끊겨 당국이 급수를 하고 있다.

이날 강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강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의 각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연료 수조 등에서 물이 넘쳤다. 제1원전 5·6호기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비상용 전원 공급으로 냉각 장치 기능이 유지되면서 최악의 사고를 피한 뒤 2014년 1월 폐로된 바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 있는 사용후연료 수조에서도 소량의 물이 넘친 것이 확인됐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4일 오전 1시 30분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을 비롯해 진동이 강했던 지역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나 사용후 연료재처리공장 등 각 시설의 방사선 측정치에 변화가 없으며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원전수 유출 여부에 주목하면서 원전 안전 문제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강진 피해가 미치지 않았지만, 10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원전 공포가 재현될 우려가 커지면서 정치권의 ‘월성 1호기’ 공방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권에선 이달 9일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관여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 이후, 노후 원전 안전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던 터라 이번 기회에 원전 안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오전 8시 당 ‘노후원전안전조사TF’ 전체회의를 소집한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월성 1호기의 삼중수소 유출 의혹 등이 불거진 만큼 TF가 추가 조사 방침을 밝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노후원전이 야기할 위험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의 일환이었다’는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강진으로 인한 한국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후쿠시마현에는 1300여 명, 인근 미야기현에 3200여 명의 국민이 거주하고 있다.

윤여진·민지형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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