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이모티콘·밈… ‘언택트’ 시대 ‘온택트’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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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차별화된 ‘온택트 유세’에 나서고 있다. 정치인 중 처음으로 ‘틱톡 인플루언서’ 인증을 받은 김영춘(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이모티콘을 활용 중인 박성훈 국민의힘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선거운동이 보편화되면서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한 유세 열기도 과열되는 모습이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SNS 플랫폼을 찾아나서거나 자신의 얼굴을 본뜬 이모티콘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방식으로 유권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예비후보다. 그는 102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틱톡’에 주목했다. 틱톡은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텍스트 대신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동영상 길이가 주로 15~60초가량의 짧은 영상이 주를 이룬다. 김 후보는 여기서 ‘부산사랑 김영춘’ 채널을 개설, 운영진으로부터 인플루언서 인증인 ‘파란진드기’를 받았다. 김 후보 측은 “우리나라 정치인 개인 틱톡 계정 가운데 인플루언서 인증을 받은 사례는 김 후보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새 플랫폼 활용 시민과 소통
김영춘, 틱톡 영상 메시지 전달
박성훈, 얼굴 이모티콘 홍보전
박형준·박민식·박인영·변성완
SNS·유튜브 활용 공약 소개

김 후보는 자신의 1호 공약인 ‘동부산권에서 가덕신공항까지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준고속철도망 구축’ 관련 내용을 짧은 콩트 형식으로 표현해 시선을 끌기도 했으며 가덕 미역·호박고구마, 기장 다시마 등 부산의 특산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김 후보는 “1020세대는 대체로 정치에 무관심해서 정치인들이 신경을 덜 쓰고, 그러면서 그들이 정치에 더 무관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틱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예비후보도 남다른 온택트 유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지자가 직접 만들어 준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이모티콘을 활용해 유권자와의 온라인 혹은 SNS 소통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박 후보는 “주변에 이모티콘을 보내주고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더니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로운 형식 외에도 기존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온라인 유세전’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개인 유튜브 채널 ‘박형준의 생각TV’를 통해 지지자와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는 자체 코너들을 세분화해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차중진담’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주요 현안 이슈들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논객의 면모도 보이는 형식의 ‘즉문즉썰’을 통해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한다.

박민식 예비후보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와의 인터뷰 영상을 재구성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 영상에다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이어 색다른 재미를 가미했다.

박인영·변성완 예비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약이나 일일 일정 등을 카드 뉴스 형태로 제작해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라인 유세’ 열기가 뜨겁지만 이 역시 군소 후보들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당 노정현 예비후보는 개인 채널 대신 ‘진보당 부산TV’를 통해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채널은 14일 기준 구독자가 367명에 불과하다. 반면 정계에 입문한 지 20일도 채 되지 않은 민주당 변성완 예비후보의 경우 같은 날 기준으로 유튜브 채널 ‘변성완TV’의 구독자수가 1700명, 가장 많이 본 영상 조회수가 2200회에 이른다. 동영상이나 카드뉴스 등 자체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담 캠프 인력이 필요한 데다 전문 업체에 맡길 경우 제작비용도 만만찮게 들여야 하기 때문에 후보간에도 '부익부 빈익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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