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은 껐지만…”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 여전한 운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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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 전경. 부산일보DB

속보=운영비 부족으로 개관 1년 만에 휴관 위기를 맞았던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부산일보 2020년 6월 10일 자 11면 보도)가 올해는 일단 위기를 넘겼다. 사하구청이 센터 지원금으로 6억 원을 편성한 것이다. 하지만 구청이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센터가 언제든 수익성을 강조하는 시설로 변질되거나 운영 중단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하구청 올해 지원금 6억 편성
부산시-구청 운영비 투입 난색
안정적 지원 없으면 파행 불가피

부산 사하구청은 서부산권 유일한 장애인 체육 시설인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에 대한 올해 지원금으로 6억 원을 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상반기 지원금 3억 원은 이미 확보했으며, 나머지 하반기 지원금 절반은 2차 추경 때 편성할 예정이다.

앞서 사하구청은 지난해 6월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 3분기(7~9월) 운영에 필요한 예산 1억 5000만 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감당 못 할 시설을 무리하게 유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센터가 개관한 지 겨우 1년 만에 운영비 부족으로 휴관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장애인 복지 시설 성격도 있어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코로나 때문에 자체 수입이 감소하면서 지자체가 감당할 적자 폭이 커졌다는 게 구청 측 설명이다.

올해 급한 불은 껐지만 사하구청 측이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계속 투입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여 센터 운영은 여전히 불안하다.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는 지난 1년 동안 5~6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위탁운영자가 운영수익으로 지출을 충당하는 형태인데, 감면 혜택을 받는 장애인들이 있어 구조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지원금이 투입되지 못하면 결국 수익성 사업을 높이거나 운영 중단까지 이를 수 있다고 구청 측은 보고 있다.

결국 사하구청은 지난해부터 부산시에 예산 지원을 건의하고 있지만 시는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 두 기관의 입장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구청은 동부산에 있는 다른 스포츠센터에 매년 시비가 지원되는 만큼, 서부산권스포츠센터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하구청 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는 사하구민뿐 아니라 서부산권 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시설인데도 사하구청이 운영비 전액을 떠맡고 있어 예산 마련이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부산시가 직영하는 동부산권 스포츠센터와 달리,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는 사하구가 운영비를 부담하겠다는 조건으로 승인된 구청 소유 시설”이라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와 사하구청이 센터 지원을 놓고 줄다리기하는 사이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는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일반인들도 센터에 올 수 있지만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장애인만 이용이 가능해 근본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것. 장용훈 센터장은 “본래 센터 취지에 맞게 장애인 이용률을 높이려면 안정적인 재원이 필요한데 구청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부산권 시민들이 모두 이용하는 점을 고려해 부산시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부산권장애인스포츠센터는 2019년 3월 국비 50억 원, 시비 64억 원, 특별교부세 8억 원, 구비 10억 원 등 총 132억 원을 들여 건립됐다. 1만 1107㎡ 부지에 연면적 4007㎡(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체력단련실 등을 갖췄다. 총 회원 9906명 중 사하구가 72%(7083명)로 가장 많고, 강서구(2152명), 사상구(257명) 등 다른 서부산권 시민들도 이용한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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