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회장 출마로 부산상의 회장 선거 신구대결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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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회장 선거 급변 배경과 전망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의 불출마 의사 표명이라는 변수 등장으로 차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향배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27년 만에 치르는 상의 의원 선거와 상의 회장 선거가 그대로 진행될지 여부부터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박 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출마를 접으면서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에게 출마를 권유한 만큼 선거로 승부를 가릴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장 회장이 출마할 경우 1세대 상공인인 송정석 회장과의 신구 대결 양상이 펼쳐지게 된다.

박수관 후보 출신지·기업 규모
반대 목소리도 사퇴 이유된 듯
장인화 회장, 출마 장고 들어가
젊은 상공인 대변 조만간 결단

■박수관 회장 왜 사퇴했나

박 회장이 갑작스럽게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가 현 23대 의원부에서는 변화된 표심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새로 24대 의원부가 구성되면 선택을 받겠다며 강하게 출마 의지를 보였던 만큼 불출마 의사 표명이 당혹스럽다는 게 지역 상공계의 반응이다.

일단 박 회장이 건강 악화로 불가피하게 출마를 접은 것은 사실로 보인다. 실제 박 회장은 지난달 말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다 건강을 이유로 이를 한 차례 미루기도 했다. 설 연휴 직전 주위 인사들에게 불출마 의사 표명을 하면서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 측근도 “선거에 나선 이후 스트레스와 정신적 부담이 컸는지 두통을 여러 차례 호소하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의 출신 지역과 기업 규모 등을 따지는 일부 상공인들의 반대 목소리도 박 회장 불출마의 또 다른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상공인은 “국내외에 걸친 폭넓은 박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와 활발한 외부 활동을 기대하는 시각도 컸지만 호남 출신 등을 문제 삼는 지역 상공계의 편견이 존재했고 박 회장이 이에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전했다.



■장인화 회장 출마 가능성은

박 회장 사퇴로 내달 10일로 예정된 상의 의원 선거와 내달 17일 상의 회장 선거 역시 일정대로 치러질지 당장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지역 상공계에서는 박 회장 사퇴로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이 단독 출마해 차기 회장으로 직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점치고 있다.

일단 박 회장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은 장 회장 변수가 남아 있다. 장 회장 자신이 그동안 박 회장을 도왔고, 박 회장 지지 그룹과도 상당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의 출마 권유를 쉽게 뿌리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장 회장은 지역 젊은 상공인들의 대표 격으로 지난 상의 회장 선거에도 나선 바 있어 젊은 상공인들의 출마 권유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장 회장이 당장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장 회장이 현재 부산시체육회 회장으로 지역 체육계를 이끌고 있는 데다 최근 대선조선 인수 등 자신이 운영해 온 기업 내부 사정도 있기 때문이다. 장 회장 역시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며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장 회장 출마 결심의 1차 관문은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진행될 24대 상의 의원 후보 등록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의법 등에 따르면 24대 상의 의원이 차기 상의 회장을 결정하게 돼 있다. 장 회장 지지 상공인들이 얼마나 후보로 등록할지에 따라 장 회장이 출마를 최종 결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구 대결 구도 잡히나

2세 기업인인 장 회장이 출마 결심을 굳힌다면 젊은 상공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1세대 상공인인 송 회장과의 신구 대결 구도가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지역 상공계에서는 치열한 선거전이 상공계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일부 원로 그룹이 차기 회장을 낙점하듯이 상의 회장 선출이 진행돼선 안 된다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두 사람 역시 선거에서 맞붙는다면 각각 ‘안정’과 ‘변화’를 내세워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허용도 현 회장이 이끄는 23대 회장단 주도로 차기 회장 후보로 추대받은 만큼 선거 대신 합의추대에 공을 쏟아야 하는 입장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기업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젊은 상공인과의 친분이 두터운 장 회장은 지역 상공계 변화와 세대교체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명분으로 판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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