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 추진 쿠팡 공세에 국내 e커머스 시장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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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배송 인력인 ‘쿠팡맨’이 택배 물건을 배송하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쿠팡은 쿠팡맨 등 직원들에게 1000억 원 규모의 주식를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쿠팡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추진 소식이 연일 화제다. 특히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55조 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관련 산업계가 함께 들썩이고 있다. 쿠팡 관련주들의 주가가 먼저 급등하는가 하면, 쿠팡 경쟁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실정이다.

15일 국내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일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종목코드는 ‘CPNG’로 신청했으며 빠르면 오는 3월 상장이 예상된다.

성사 땐 기업가치 55조 원 전망
동방 등 관련업체 주가 먼저 급등
공격적 투자·국내시장 강화 예고
경쟁업체들 제휴·인수 대응 분주

쿠팡은 상장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쿠팡은 IPO신고서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단기적인 재무성과를 포기할 계획”이라며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 상품군 확대와 마케팅 채널 확장, 물류센터 시설 확장 등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미국 상장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이 미국 상장과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쿠팡은 국내 시장에서의 역할 강화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 경쟁자들의 움직임은 이미 뜨겁다. 온라인 거래액 1위인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과 전략적 제휴로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선 데 이어 신세계와의 협력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직매입 구조인 쿠팡에 비해 약점으로 꼽히는 물류와 상품 소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1번가는 글로벌 유통강자인 아마존 손을 잡았다. 아마존이 11번가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의 제휴가 예정돼 있다. 티몬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 유치에 나선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역시 e커머스 판을 흔들 수 있는 대형 이벤트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거래액 19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쿠팡 관련 업체들도 설 연휴가 끝난 첫날 주가가 급등하는 등 크게 들썩였다. 쿠팡의 물류 전담 운송사인 동방은 이날 상한가인 99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쿠팡의 물류 및 창고업무 제휴를 맺은 KCTC 역시 61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쿠팡이 출시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KTH도 상한가를 기록했고, 심지어 택배와 관련해 골판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제지회사 대영포장도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쿠팡의 떠들석한 분위기는 배달을 맡고 있는 ‘쿠팡맨’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15일 쿠팡이 배송 인력인 쿠팡맨 등 직원들에게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에 진행되는 일회성 주식 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1인당) 약 2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대상자는 올해 3월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배송직원과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이다. 이들 중 그동안 주식을 부여받은 적이 있는 직원은 제외된다. 이들에게 나눠 주는 주식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주식을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근무하면 50%를, 2년 근무하면 나머지 50%를 받는 방식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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