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출혈 땐 대장내시경 통해 용종·암 유무 확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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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상쾌한병원

50대 여성 B 씨는 배변 때 출혈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B 씨는 몇 개월 전부터 항문출혈이 있었으나, 가벼운 치질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약국에서 요즘 광고에 많이 나오는 약을 구입해 복용했다. 하지만 출혈이 계속돼 결국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항문 진료상 B 씨는 치질 증상이 있었지만 출혈 소견은 없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직장에서 대장으로 이행되는 S상대장 부위에 크고 헐어 있는 혹이 발견됐다. 다시 조직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장암 진단이 나왔고, B 씨는 대학병원에서 수술 후 현재 항암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환자들이 대장암을 치질로 가볍게 생각해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통한 완치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대장암은 서구인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었으나,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발병률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도 국가암 등록통계에서 남성의 경우 위암·폐암에 이어 대장암이 세 번째, 여성에게선 유방암·갑상선암에 이어 대장암이 위암보다 더 높은 3위의 암이 될 만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에선 대장암이 폐암에 이어 전체 암 발생률의 2위가 될 정도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대장암 증상은 암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다. 내강이 좁은 왼쪽 대장에 암이 발생하면 대장의 직경이 쉽게 좁아져서 대변이 가늘어지며 불규칙적인 배변과 변비, 설사가 교대로 나타난다. 점액변도 나오면서 항문에서 치질과 같은 출혈이 생긴다. 때때로 복통과 체중감소의 소견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내강이 넓은 오른쪽 대장에 암이 생긴 경우엔 빈혈과 소화불량, 우하복부 통증, 복부멍울이 주로 생기게 된다. 항문 위쪽의 직장에 암이 생기면 거의 치질과 같이 빨간색의 항문출혈, 점액변, 잔변감, 항문통증 등이 발생한다.

그런데 대장암은 직장과 S상결장과 같이 항문에 가까운 왼쪽 대장 부위에 50% 이상 발생하기 때문에 항문출혈이 있을 경우 치질증상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실제로 대장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질로 생각해 치료를 늦게 받았다는 보고도 있다.

최정석 병원장은 “항문출혈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치질 치료 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에 용종이나 암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만일 대장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해 제거할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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