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에 사는 가족의 발칙한 현실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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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원으로 시작된 창작희곡이 무대에 오른다.

2020 가마골 창작희곡 공모 프로젝트 당선작 ‘탁탁탁’이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연극 '탁탁탁'의 첫 공연은 25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가마골소극장에서 열린다. 공연은 28일까지 이어지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이다.

가마골 창작희곡 공모 당선작
김지훈 작가 ‘탁탁탁’ 무대 올라

가마골소극장은 지난해 말 부산지역 만 39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창작희곡 공모를 했다. 공연 준비금 중 마지막 남은 100만 원을 작가에게 대본을 맡기는 비용으로 사용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지만 의미 있는 상금으로 창작희곡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이다.

올해 초 가마골소극장은 김지영의 ‘도미노’, 김지훈의 ‘탁탁탁’, 안윤철의 ‘가락지의 꿈‘, 윤준기 ‘당신의 꽃’ 총 네 편의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 중 김지훈의 창작희곡 ‘탁탁탁’이 연극으로 제작됐다.

김지훈 작가는 독창적 화법으로 현실을 고발하고, 과장과 역설로 세상을 풍자한다. 2012년 연극 ‘여인화’ 각색을 시작으로 연극 ‘달은 늘 여기 있다’, 무용극 ‘생의 자리’, 낭송극 ‘아버지 날 낳으시고’ 등을 작업했다. 2019년에는 연극 ‘귀가’로 제37회 부산연극제 희곡상을 받았다.

‘탁탁탁’은 단칸방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사법고시가 폐지되자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어머니의 매매춘, 딸의 자살, 아들의 변태 행위까지 작품 속 가족은 법과 윤리 속에서 줄타기하며 살아간다. 손님으로 온 땡땡이중이 술값 대신 주고 간 도끼로 인해 이들 가족은 무언가를 절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푼다.

김지훈 작가는 “단칸방은 모두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뿜어져 나오는 색, 풍기는 냄새, 진동하는 소리를 피할 도리가 없다”고 작품 속 공간을 소개했다. 좁디좁은 단칸방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은 방 밖으로 나와도 계속된다. 김 작가는 “한쪽이든 반쪽이든 나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발버둥 쳐야만 하는 영원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공간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만 한다”고 말했다.

도시 하층민들의 발칙한 현실 탈출기를 다룬 연극 ‘탁탁탁’은 김하영이 연출을 맡았다. 이영아, 김홍식, 박정우, 오동규, 김세연, 송동현, 박민재가 출연한다. ▶‘탁탁탁’=25~28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사전예약제 실시. 051-723-0568.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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