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노멀과 인간관계의 소중함, 먼 훗날 회고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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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용 동의대 ICT공과대학장 게임애니메이션공학전공 교수

신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가족들이 함께 일출을 보며 소망을 비는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는 뉴노멀(New nomal)로 불리는 새로운 모습들을 제시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 온라인 회의, 재택근무 등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에 와 있다.

늦잠 자는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던 어머니의 모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오르던 직장인들의 모습은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학교와 직장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교수나 교사의 얼굴을 마주보고 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였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은 그런 전통적인 모습들을 너무 쉽게 바꾸어 놓았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 교류,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들이 얼마나 빨리 현실화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뛰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 시국이 되기 전 인류는 이제 인간이 정복하지 못하는 질병은 거의 없어졌다고 판단했지만 진화는 인간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다가 올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뉴노멀은 기술적으로 매우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족을 재발견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긍정적인 모습들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홈스쿨링, 홈 트레이닝과 같은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하여 자리를 잡았고, 가족과 함께 즐기는 콘텐츠의 재발견도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온라인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는 개인화되고, 개인은 고립화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전염병의 등장은 다시 한 번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일주일에 6번 이상을 지인들과 늦은 밤까지 함께했던 필자도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족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으며,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던 희로애락이 얼마나 소중한 감정인지 알게 되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를 점점 삭막하게 만들었지만, 뜻하지 않았던 전염병 사태가 친구와 동료, 이웃과의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어느덧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것은 너무나 어색해져 버렸다. 언제 될지 모르지만 마스크를 벗고 서로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날이 왔을 때, 우리는 너무나 익숙했던 그 때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때에도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서로의 소중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먼 훗날 역사책에서 2020년을 기억할 때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는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점 이후 인간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한 해로 기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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