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대·로스쿨,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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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지역 의대와 로스쿨 등에서 지역인재 선발이 의무화된다. 동아대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내시경 검사 모습. 부산일보DB

올해 고교 2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3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지역 의대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지역인재 선발이 의무화된다. 이와 함께 현재 초등 6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중학교와 고교를 졸업해야 지역인재로 인정하는 등 지역인재 요건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지역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2차 계획은 교육부와 관계부처, 비수도권 14개 시·도와 합동으로 수립한 것으로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 방지에 초점을 뒀다.

교육부 ‘2차 지역균형인재 육성 계획’
부산대 의예과 125명 중 90명 계획
2028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요건 강화

해당 계획에 따라 내년 대입전형부터 지역 대학 내 의과대·한의대·치과대·약대·간호대는 일정 비율 이상의 지역인재를 반드시 선발해야 한다. 로스쿨과 의학·치의학·한의학 전문대학원 역시 이 규정을 지켜야만 한다. 구체적인 지역인재 선발 비율은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각 대학에 지역인재를 30% 이상(강원·제주는 15% 이상) 선발하도록 하는 게 권고사항이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지역인재 요건이 강화된다. 지역인재로 인정받기 위해선 비수도권에 있는 중학교를 나오고, 지원 대학 소재 권역 고교를 졸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고교 재학 기간에는 학교가 있는 지역에 있어야만 한다. 지금까지는 대학 소재 지역 고교만 졸업해도 지역인재로 인정받았다.

교육부가 이처럼 지역인재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출신자들이 지역인재 전형으로 입학하는 사례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수도권 출신 학생이 비수도권 자사고에 입학한 뒤 지역인재로 인정 받아 지역 대학 의예과에 입학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 반면 학생의 출신 중학교까지 지역인재 요건에 포함한다면, 이를 방지 할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 대학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 동아대 의예과의 경우 이미 7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고 있다. 부산대 역시 2023학년도 입시에 의예과 정원 125명 중 90명가량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부산일보 1월 18일 자 1·5면 등 보도)이다. 부산대의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2023학년도에는 적어도 의예과 정원의 72%가 지역인재로 구성되는 셈이다. 부산대는 아울러 같은 연도에 약학대 정원 6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40명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한다. 고신대 역시 2022학년도에 40% 이상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뽑기로 결정했다.

지역 대학이 의예과 등의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기로 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다 보니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 자신의 연고로 돌아가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현상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의료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상황에서는 지역민의 건강과 생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산대 김해영 입학본부장은 “각 지역에 의대를 둔 것도 지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에 기반한 것이다”면서 “정부의 이번 계획은 그런면에서 당연한 것이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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