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은 전쟁범죄 피해자 상징, 베를린에 계속 머물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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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여성의날 기념시위에 참가한 코리아협의회 회원들이 “우리가 평화의 소녀상이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8일(현지시간) 113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대대적인 거리 행진이 펼쳐졌다.

국제주의자 페미니스트 연합이 주최한 이날 시위에는 여성 수만 명이 베를린 도심 브란덴부르크문 인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출발해 베를린 돔을 지나 독일 외교부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세계 여성의 날 113주년 맞아
수만 명 베를린서 대규모 시위

이날 시위에서는 독일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브라질, 레바논, 인도, 이란, 팔레스타인, 니카라과, 베트남 여성들이 발언을 이어갔다. 트랜스젠더와 망명인, 성 노동자, 사회주의자, 흑인 여성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코리아협의회 위안부 실무그룹 소속 활동가인 베트남인 응우옌 투는 이날 발언을 통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전쟁 중 성범죄 피해자의 상징”이라며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성노예화된 피해자들은 14개국에 걸쳐 존재하며,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아직 사과도, 공식적인 배상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히려 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숨기고, 거짓으로 치부하려고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위안부들의 이야기와 범죄는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폭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는 한국군이 미국 연합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베트남 민간인들에게 일본군이 했던 것과 같은 짓을 했던 데서도 알 수 있다”면서 “성폭력은 전쟁범죄로 인식돼야 하며,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지난해 12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하고,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방안을 구의회 참여하에 마련하기로 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단 올해 9월 말까지 머물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관할 미테구청은 아직 후속 조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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