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빚투’ 열풍, 가계대출 사상 첫 1000조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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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생활자금 수요 급증도 원인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까지 오르는 추세여서 향후 가계 빚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통계 작성 이래 가계대출이 10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 빚이 1000조 원을 넘어선 데에는 ‘영끌’과 ‘빚투’ 열풍으로 인한 대출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거기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형편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계 빚 확대 원인의 하나로 꼽혔다.

가계대출은 2월 들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그 증가세는 1월에 비해 다소 둔화됐다. 2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 7000억 원으로, 이는 1월의 증가액(7조 6000억 원)보다 9000억 원 적은 금액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주된 이유는 대부분 신용대출로 구성된 ‘기타대출’의 증가세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타대출 잔액은 268조 9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3000억 원 느는 데 그쳤다. 증가액만으로 볼 때, 1월(2조 6000억 원)의 11.5%에 불과한 금액이다.

기타대출이 감소한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의 정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가 주춤하면서 ‘빚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의 주식 순매수(코스피·코스닥 합계)는 지난 1월 25조 9000억 원에서 지난달 9조 6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2월말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33조 3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6조 4000억 원이 늘었다. 지난해 11월에서 올 1월 사이에 거래된 아파트의 대출이 2월 시행되면서 주담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었다. 2월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3조 4000억 원으로, 1월의 증가액(2조 4000억 원)을 훨씬 웃돌았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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