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방향 같다”… 국민의힘 지도부, ‘윤석열 러브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민의힘 주호영(가운데)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국민의힘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야권 내 구심력이 점차 강해지는 양상이다. 전 정부 적폐 수사의 수장이라는 ‘구원’ 등으로 윤 전 총장의 부상을 관망하던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결국 같이할 것”이라며 ‘코드 맞추기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민주당이나 소위 친문(친문재인)은 아니지 않나.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법치 파괴를 비판하고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며 “같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 일각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일을 ‘적폐 청산’으로 무리하게 수사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분도 있다”며 “어느 정도 정리해야 할 문제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수사 따른 ‘TK 반감’
주호영 “정리될 수 있는 문제
가장 중요한 건 윤의 결심”
대권 지지율 1위 차지한 尹
조만간 SNS로 정치활동 포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수감한 윤석열 검찰의 적폐수사에 대해 두 전직 대통령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지층의 반감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지만, TK 출신인 주 원내대표가 ‘정리될 수 있는 문제’라며 윤 전 총장과의 교집합을 한껏 넓힌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우리는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모두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윤 전 총장의 선택과 결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도 윤 전 총장은 29.0%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6%,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13.9%, 무소속 홍준표 의원 5.2% 순이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범야권 차기 지지도에서는 29.8%의 지지율로, 홍 의원(9.6%), 유승민 전 의원(5.7%)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이날 손경식 변호사를 통해 “현재로선 3월과 4월 중 공보 활동이나 특별한 외부활동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다만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일관되게 주장했던 검찰개혁을 포함한 법치주의 질서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3월과 4월 중에 필요성이 생기면 적절한 방법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외 활동을 보좌할 공보팀을 따로 둘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아직 준비해 둔 게 없다’는 입장이나, 조만간 SNS 계정을 따로 마련해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일단 정치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4·7 재보선 이후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 최근 눈길을 끈 것은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 정동영 전 의원과의 연결고리다. 이들 전직 대표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반대편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김 전 대표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3지대에 있는 이들이 윤 전 총장을 구심점으로 삼아 ‘반문 텐트’를 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4·7 재보선 이후 야권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윤 전 총장의 의사를 타진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채널에서 윤 전 총장에게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윤 전 총장의 최종선택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