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좌초 선박, 5일째 그 자리…일본인 선주 “불편끼쳐 사과”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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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돼 꿈쩍않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 외신 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돼 꿈쩍않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 외신 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에버기븐호)이 좌초한 가운데, 이 컨테이너선을 물에 띄우기 위한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말까지 이어지게 됐다.

좌초한 배를 운하에서 빼내기 위한 준설(해저의 흙을 파내는 작업)과 예인(배를 끄는 작업)이 나흘째 계속됐지만 뱃머리가 제방에 박힌 거대한 선박을 다시 물에 띄우는 작업은 계속 실패했다.

이 배는 대만계 선사 에버그린 소속 에버기븐호로, 길이 400m, 폭 59m, 총톤수 22만 4000t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며 2만여 개의 컨테이너가 실려 있다.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던 중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 때문에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면서 바닥과 충돌해 좌초했다. 파나마 선적의 배지만 선주는 일본인이다.

에버 기븐호의 선체 부양 작업을 지휘하는 버나드 슐테 선박 관리 측은 26일 오후(현지시간)까지 작업을 진행했으나 선체를 물에 띄우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BSM과 구난업체 스미트 샐비지 측은 28일 예인선 2대를 현장에 추가로 투입해 선체 부양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이날까지 총 1만 7000㎥의 모래와 진흙을 퍼내 전체 준설작업량의 87%를 마쳤다고 밝혔다. 지상에서 0.5m 깊이에서 시작된 준설작업은 15m까지 진척됐다.

한편 중동에 주둔하는 미 해군의 준설작업 전문가들도 27일 에버기븐호의 좌초 현장에 도착해 복구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사고 선박의 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의 유키토 히가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7일 밤에 사고 선박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 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했다. 이 사고로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막히면서 해운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와 수출·수입 물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수에즈운하를 통한 아시아-유럽 항로를 운항하는 국내 컨테이너선사는 HMM이 유일한데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는 현재 수에즈 운하 인근 바다에서 전일부터 대기 중이다. 이 선박에는 목재와 기계, 냉동 소고기, 화학제품 등이 실렸다.

만약 선박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게되면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기간이 1주~10일 더 걸리게 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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