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30% 뚝… 적자 싣고 달리는 마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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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범일동 일대를 운행 중인 마을버스. 코로나19로 지난해 부산의 마을버스 업체 10곳 중 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김경현 기자 view@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부산지역 마을버스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 버스 1대를 하루 운행할 때마다 7만 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해 10곳 중 8곳의 업체는 적자를 보고 있다. 무료 환승에 따른 손실이 적자의 가장 큰 이유인데 부산시의 손실 보전율은 30%대에 불과하다.

코로나 장기화로 이용률 급감
버스 1대당 하루 7만 원 손실
업체 10곳 중 8곳 적자 감수
환승 손실 보전률 30% 불과
서민의 발 ‘올스톱’ 일촉즉발

1일 부산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마을버스 1대를 하루 동안 운행했을 때 평균 6만 8676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2018년에는 1만 4164원의 이익을 봤지만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이익의 폭이 점차 줄어들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끝내 운행할 때마다 적자를 보게됐다. 현재 부산에는 61개의 마을버스 업체가 132개 노선에서 571대의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조합 측은 61곳의 업체 가운데 78.7%인 48곳의 마을버스 업체가 지난해 적자를 본 것으로 분석한다. 마을버스 업계는 환승손실에 따른 지원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마을버스는 승객으로부터 환승에 대한 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 대신 매년 70억 원가량의 환승지원금을 부산시로부터 받는다.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은 두 가지 방식으로, 먼저 부산시가 ‘환승손실 재정지원금’이라는 이름의 정액 지원금을 매년 37억 8000만 원씩 지급한다. 여기에 환승 승객 1명당 200원씩 ‘환승요금 무료화 보전금’을 주는데 코로나19 전까지 대략 연간 30여억 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부산시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은 무료 환승에 따른 손실규모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업체 입장에서 무료 환승은 전적으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로 인해 마을버스 승객이 많아진다면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승객이 급감했다. 부산시가 지난달 발표한 승객 통행량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시민들의 마을버스 이용량은 전년 대비 29.1%나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대중교통을 꺼린 탓이다.

부산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오성택 이사장은 “시내버스마저 잘 다니질 않는 곳에서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지만 현재 부산시의 지원은 업계의 고사를 방치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정진우 버스행정팀장은 “결국은 예산 문제”라며 “다음 추경 예산 편성 때 적극 건의해 환승손실 지원금을 대폭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김재영 의원(더불어민주당·사하구3)은 “마을버스 업체들이 환승으로 인해 입게 되는 손실의 70~80%는 부산시가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며 “막바지 검토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관련 조례를 상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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