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궁지 몰린 PK민주, 부산 ‘현안 챙기기’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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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패배는 짐작했지만, 이 정도 격차는 예상 못 했다.” 중앙당과 마찬가지로 부산 더불어민주당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쉬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는 등 최대의 물량전을 펼쳤지만,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득표율은 34.4%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당 후보 지지율이 선거 때마다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는데, 한순간에 1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이 절반으로 줄어든 데 이어 이번 보선까지 ‘2연패’ 하면서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도 커지고 있다.

부산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이 이번 보선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면서도 지역 차원에서 ‘소통 부재’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11일 “검찰개혁이나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집행 과정에서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며 “특히 20·30 세대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진 셈인데, 이들의 목소리를 심각하게 듣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시당 체제도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를 줄 생각이다.

차가운 민심 성적표 받아든 與
지역민과 소통부재 통렬한 반성
진정성으로 시민에 인정받기 주력
“가덕신공항·북항재개발 지속”
전대 PK 몫 최고위원 도전 주목

부산 민주당 핵심 관계자 역시 “부산 지역은 서울보다 정권 심판론이 훨씬 강했는데, 중앙당의 기조에 편승했을 뿐 지역 민심을 고려한 접근법이 없었다. 다소 안일했다”면서 “특히 선거 현장에서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보선이 유발된 데 대해 진정 어린 반성이 없었다는 시민들의 반응을 많이 접했다”고 전했다. 시당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때 지역 내 책임 있는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부산 민주당의 당면 과제로는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가 공통적으로 거론됐다.

민주당 가덕신공항 특별위원회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이번 패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는 동시에 집권·여당으로서 시민들에게 약속한 가덕신공항의 조기 건설, 북항재개발, 경부선 지하화 등 지역 숙원 사업을 책임감 있게 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우리 당이 부산 발전에, 나아가 지역균형발전에 진정성을 가진 정당임을 각인시킬 때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 현안 관철을 위해 부산을 비롯한 PK에서 차기 지도부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비상대책위는 이날 당 쇄신 차원에서 재·보선 참패로 사퇴한 최고위원들의 후임을 5·2 전당대회에서 선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 여권에서는 이번 재·보선 패배로 이낙연 전 대표 등 당내 가덕신공항 우군들이 입지가 크게 위축된 만큼 지역 현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PK 몫 최고위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최인호 전재수 김정호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는 분위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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