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깨 연결되는 근육 ‘혈행 불량’이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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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견완증후군 치료

40대 후반 직장인 K 씨는 오른쪽 목의 결림과 어깨죽지의 뻐근한 통증이 수시로 일어난다. 거기다 간헐적으로 머리 뒤쪽으로 두통이 찾아온다. MRI를 찍어보았지만 목과 머리에는 전혀 이상 소견이 없다. 영상 자료로 볼 때 거북목 증상이 조금 있었지만 목디스크는 아니다. 그렇다고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 부위 손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K 씨처럼 목 디스크도 아니고, 어깨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목-어깨-팔 부위가 결리고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을 경견완증후군이라고 한다. 목과 어깨 사이에 있는 근육들이 과긴장되고 팔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면서 쑤시는 듯한 통증이나 결림 증상이 나타난다. 팔이나 손 부위에 저림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상체 똑같은 자세 장시간 작업 때 발생
목·어깨·팔 부위 결리고 통증까지 동반
통증·저림 등 증상 불규칙하게 옮겨 다녀
기본적 물리치료·약물치료 우선 시도

■불규칙하게 통증 옮겨 다녀

경견완증후군은 상체를 이용해 똑같은 자세로 장시간 작업할 때 나타나는 일종의 직업병이다. 온종일 컴퓨터를 쳐다보는 사무직이나 마트에서 계산기를 다루는 직업군, 상반신을 앞으로 구부린 자세로 작업하는 노동자 등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컴퓨터보다 화면이 작아 새우등처럼 앞으로 웅크리고 화면을 들여다 보기 때문에 목과 어깨에 상당한 피로감을 준다. 이런 자세가 오래동안 유지되면 단순한 결림 증상을 넘어 업무를 하지 않거나 행동을 멈추어도 증상이 계속된다.

목 근육과 어깨의 결림은 다양한 형태로 증상이 나타난다. 주된 증상은 통증, 저림, 결림, 감각이상 등이다. 증상이 발현되는 곳은 머리 뒤쪽부터 ,어깨, 팔, 손, 손가락 등이다. 불규칙하게 통증이 옮겨다니기도 한다.

그외에도 눈의 피로, 두통, 수면장애, 정서 불안정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무리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허리나 등쪽에 통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환자들도 본인의 증상이 목이 불편한지, 어깨가 불편한지 헷갈려 하고 그래서 증상에 대한 설명도 모호하게 한다.



■목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워

목이나 어깨 팔쪽에 저림이나 통증이 있을 때 흔히 목디스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작 검사를 해보면 목디스크와는 전혀 관계 없는 경우가 많다.

목디스크는 목 부위 경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추간판,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어깨나 팔 쪽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목 주위에 화끈거리는 통증이나 어깨나 팔 쪽으로 저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견완증후군은 목디스크 증상이 없다. 그런데도 목디스크와 혼돈되므로 거짓 디스크라고도 한다.

목디스크는 MRI 검사 등으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견완증후군은 의학적인 검사로도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목디스크도 아니고, 어깨질환(회전근개파열, 충돌증후군)이 아닌데도 목이나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경견완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경견완증후군을 목이나 어깨의 근막통증증후군이나 섬유근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상석 명지바른신경외과 원장은 “경견완증후군은 목이나 어깨에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목에서 어깨로 연결되는 근육의 혈행불량이 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똑같은 자세로 오래 있으면, 근육이 긴장해서 혈류를 저해하고, 피로물질이 근육에 쌓이고 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결림은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통해 며칠 내로 근육의 긴장이 풀려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견완증후군은 통증이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야간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잠자고 있을 때나 소파에서 쉬고 있을 때에도 통증이 계속된다.



■올바른 자세와 치료법은

책상에서 올바른 자세로 작업을 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대개는 화면을 향해 얼굴을 내밀거나 새우등 자세로 작업을 한다. 목과 어깨 팔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자세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전용스탠드에 모니터를 놓고, 눈의 높이로 화면이 오도록 조정한다. 엉덩이를 의자에 깊게 넣고, 화면을 조작할 때는 팔을 책상 위에 올리고 팔걸이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만으로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상당한 도움이 되며, 근육의 이완에 도움이 되어 통증의 강도와 빈도를 줄일 수 있다(그림 참조).

연속 작업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적절히 편성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과 마사지도 근육의 이완에 도움이 된다.

안상석 명지바른신경외과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올바른 진단하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목과 어깨의 통합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경견완증후군은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로 대개 해결된다. 치료는 기본적인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우선 시도한다. 신경 주위에 염증이 있거나 근육과 인대 등에 염증이 있을 경우 주사치료를 할 수 있다. 염증반응을 감소시키며 혈류를 개선시켜 주는 효과를 얻는다. 후지내측지차단술, 후관절차단술, 신경근차단술, 관절내수압팽창술 등의 주사치료가 있다.

손상된 인대와 힘줄을 재생하고 강화시키며 근육을 이완시키는 체외충격파 (ESWT) 등의 치료도 효과적이다. 관절 가동범위에 제한이 있을 때는 도수치료로도 개선이 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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