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별세,영화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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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의 맏형 역할을 맡아왔던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씨네2000 대표)이 11일 저녁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이 이사장은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하는 등 50여 편의 한국영화를 만든 1세대 프로듀서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영화계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11일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에 참석했다가 식사 도중 몸이 안 좋다며 서울 방배동 자택으로 돌아갔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극단 활동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3년 화천공사 기획실장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1994년 씨네2000을 설립해 ‘손톱’(1994), ‘여고괴담’(1998), ‘미술관 옆 동물원’(1998), ‘더 테러 라이브’(2013) 등 인상적인 한국영화를 만들어 왔다. 제작자로 유작은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로 ‘여고괴담’ 시리즈의 6번째 작품으로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고인은 영화인회의 이사장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한국영화계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영화인을 대표했다.

1990년대 말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을 이끌었고,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다이빙벨 사태’(2014~2018년)로 가장 어려웠던 시기 BIFF 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기도 했다. 고인은 BIFF 조직위원회 자문위원을 1997~1998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6년과 2008~2016년 사이에도 자문위원을 맡았다. 2016년 7월부터 현재까지 BIFF 이사회 이사로도 활동해왔다.

부산 영화계도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인수 운영위원장은 “영화제작사 시네마서비스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할 때 씨네2000과 사무실을 함께 써서 이춘연 대표와는 인연이 깊다”며 “영화계에 문제가 생기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던 분이라 황망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씨네 2000에서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일했던 BIFF 김복근 부위원장은 “영화계의 맏형 같은 분인데 이렇게 떠나서 아쉽기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 열린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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