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채식주의 환자 ‘맞춤용 식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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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이 채식주의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병원장 이정주)이 채식주의 환자를 위한 식단을 개발해 제공한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부터 풀무원 푸드앤컬처와 함께 채식주의자를 위한 맞춤형 환자식을 개발해 입원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험조리·품평회 거쳐 메뉴 개발
두부크럼블 등 영양소 균형도 고려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과 동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며 채식(菜食)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가 지난해 기준 150만 명 내외에 달한다. 2008년 15만 명에서 10년 만에 10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중에서도 채식을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환자는 물론 외국인 환자가 많은 부산대병원은 채식주의 외국인 환자 입원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제 귀 수술로 입원 예정인 채식주의자 A 씨는 “음식 때문에 입원하기가 두렵다”며 영양사와 상담하기도 했다. 앞서 부산대병원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인도 출신 채식주의 환자를 위해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체식품을 이용한 채식 식단을 제공하기도 했다.

채식주의자는 프루테리언(fruitarian), 비건(vegan), 락토(lacto), 오보(ovo), 락토-오보(lacto-ovo) 등 여러 종류로 분류된다. 육류와 달걀, 우유 등을 전혀 먹지 않는 완벽한 채식부터 기간을 정해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가벼운 채식까지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 방식이 다양하다.

부산대병원은 채식 메뉴 개발을 위한 회의와 실험조리, 품평회를 거쳐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메뉴를 확정, 시연회도 마쳤다. 채식주의자마다 채식의 동기와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영양사가 개별 면담을 통해 개인별 허용기준을 반영하고, 조리법까지 고려한 ‘맞춤 채식’을 개발했다.

이정숙 영양팀장은 “소수의 환자지만 채식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식사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며 “두부크럼블, 콩고기 등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영양소 균형을 충분히 고려했으며, 앞으로도 더 나은 환자식을 위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주 병원장은 “음식은 인간 활동의 가장 기본이며, 환자들의 상태와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진료뿐만 아니라 환자식의 수준도 높여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이 하루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부산대병원은 한발 더 나아가 직원식당에도 비건식 메뉴를 제공하는 ‘채식의 날’을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직원들이 집에서도 손쉽게 준비해 먹을 수 있는 채식 식단을 소개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2050 탄소 중립을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에도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정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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