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에 ‘부산 세일즈’… 박형준 ‘광폭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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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이 1일 서울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조력자이자 그룹 2인자인 권영수 LG 부회장을 만난다. 박 시장은 이틀간 서울에 머물며 두 경제인을 비롯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다. 부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총력전으로 읽히는데, 부산시와 정부가 2030 부산월드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 섭외에 공을 들이는 시점이라 박 시장의 ‘1박 2일 부산 세일즈’ 행보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1일 한화 김승연 회장과 회동 이어
오늘 LG 2인자 권영수 부회장 등
이틀간 재계 인사들 두루 접촉
북항 등에 기업 사업장 유치 나서
엑스포 유치위원장 타진 여부 주목

박 시장은 1일 에 “재계 인사들을 서울에서 만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기업 유치는)비즈니스 활동이라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산시가 유치하려는 사업과 기업이 하고 싶은 사업 중에 맞는 영역을 찾기 위해 협의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 수소 에너지 등 신규 사업에 관심이 많은 한화·LG와 접촉면을 늘려 에코델타시티나 북항재개발지구 등에 신규 사업장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으로 비친다. 박 시장은 “시와 해당 기업이 공감대를 가지고 실무 수준의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시장은 이번 일정에서 만나는 인사들을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과 곧바로 연결하는 데는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정부, 청와대가 함께 논의를 통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전했다. 전날(31일) 부산에서 유명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노력”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박 시장의 ‘손사래’에도 김 회장이나 구 회장을 위원장 유력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화를 재계 7위에 올려놓으며 올해 8월로 취임 40년을 맞은 김 회장은 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영향력과 함께 미국과 동유럽 등 국제적으로 폭넓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LG 구 회장의 경우 ‘젊은 총수’로서 유치 활동에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40·50대 총수의 측면 지원을 시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시와 정부가 이달 중순에는 위원장을 비롯한 유치위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 조만간 위원장 인선도 결론을 낼 전망이다. 실제 박 시장뿐 아니라 정부도 물밑에서 재계 섭외전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청와대에선 부산 출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엑스포 유치 활동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실장은 지난달 30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희 정무수석 등과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 5단체를 중심으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과거와 달리 기업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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