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 지난해 매출 20대 그룹 규모…공시 거부하면 불매운동 해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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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로고. 애플 로고.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국내 앱스토어 매출이 16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국내 20대 그룹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기업 공시를 제대로 하지않는 바람에 영업이익, 기부금, 사회공헌 등의 내역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연말로 예상되는 기업 공시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애플코리아가 일부 외국계 기업처럼 공시를 회피할 수 있는 유한책임회사로 바꿀 경우 국민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오는 7일 시작하는 WWDC(세계개발자콘퍼런스) 행사를 앞두고 작년 글로벌 앱스토어를 통해 6430억달러(약 713조 8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이중 한국 앱스토어에서는 139억 달러(약 16조 5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애플코리아의 매출 규모는 16조~17조 원에 있는 에쓰오일그룹, 한국투자금용그룹과 비슷하다.

애플은 이번 앱스토어 관련 결과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국내 앱스토어 관련 매출을 따로 소개했다.

애플이 개별 앱스토어 매출 규모를 계산한 국가는 한국외 중국(3000억 달러·약 334조 원), 미국(1750억달러·약 194조 8000억 원), 유럽(740억 달러·약 82조 4000억 원), 일본(346억 달러·약 38조 5000억 원), 호주·뉴질랜드(77억달러·약 8조 5000억 원) 등이다.

국내 매출을 구체적으로 보면 물리적인 상품·서비스(리테일, 여행, 음식 배달, 차량 호출 등) 매출이 131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였고, 디지털 상품·서비스가 15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 인앱 광고가 4억 달러(약 4000억 원)였다.

국내 매출은 다른 국가보다 물리적인 상품·서비스 비중이 높고, 디지털 서비스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애플 매장.부산일보DB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애플 매장.부산일보DB

애플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앱스토어가 소규모 개발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소규모 개발자는 1년 동안 개발한 모든 앱의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 이하이고, 수입이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하인 개발자를 말한다. 애플과 구글은 최근 앱마켓의 독과점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름에 따라 잇달아 소규모 개발자와의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영업이익은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국회와 금융당국 등에선 애플코리아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이 높은 이익을 거둬들이면서 회계 투명성이 낮고 사회 환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구글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프라다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계 기업이 유한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해외 본사로 빠져나가는 배당금과 로열티, 기부금 등의 정보를 알리지 않기 위한 의도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6월 외감법(주식회사 외부감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19년 11월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한회사는 외부 감사와 공시를 의무화했다. 곧바로 아디다스코리아, 구찌코리아, 이베이코리아,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DH(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등은 법개정 전후로 법인의 형태를 외부 감사와 공시 책임이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유한회사인 애플코리아의 경우 오는 9월 회계결산이어서 연말 공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애플코리아도 유한책임회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외국계 기업들의 ‘꼼수’에 유한책임회사도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면 된다. 문제는 유한책임회사의 경우 지난 2012년 청년창업 등을 촉진하기 위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했는데, 외부 감사를 받게 하면 국내 청년창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공시를 통해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회환원 등에도 적극적인 국내 대기업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관련 규정이 개선돼야 마땅하지만 현재의 제도상으로는 아쉬움이 많다”면서 “국회와 금융당국이 어떤식으로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 애플코리아는 홈페이지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마련한 엄격한 기준은 공급망 모든 단계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 우리는 지역사회 차원의 독립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사람과 지구를 보호하는 일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을 하고 있다.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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