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화이자 백신 국제사기' 논란에 "노력 폄훼 유감"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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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 자료사진 대구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 자료사진


대구시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독자 도입 논란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시는 4일 정부와 별개로 추진한 화이자 백신과 관련해 "이번 백신 도입 추진은 대구시가 차원이 아니라 대구 의료계를 대표하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정부의 백신 도입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해온 것"이라며 시가 직접 나서 추진했다는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지난 4월 27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추진 상황을 전달받고 백신 도입 문제는 중앙정부 소관 사항이므로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며 "대구시에서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4월 29일과 5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보건복지부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전달하는 등 중앙정부와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보건복지부 권고에 따라 대구시가 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 작성해줬다고도 주장했다.

대구시는 "이번 논란이 매우 안타깝다"며 "특히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대한민국 국격을 평가절하시킨 사건'이라는 요지의 집권당 대변인 성명은 백신 도입 성공 여부를 떠나 지역 의료계가 선의에서 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한 것이어서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앞서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의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했다.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3000만회분을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지역 의료계와 외국 무역회사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백신 수급에 대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3일 "화이자는 각국 중앙정부와 국제기구에만 백신을 공급하고 있고, 제3의 단체에 한국 유통을 승인한 바 없다"면서 "대구시가 연락한 무역업체는 공식 유통경로가 아니고 바이오엔테크와의 거래도 아닌 것으로 파악돼 진위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구시의 백신구매 제안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화이자 본사는 국제수사를 통해 불법이 확인되면 가능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면서 "대구시에서 복지부와 협의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협의까지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메디시티 대구협의회가 지난 4월 7일 백신확보가 가능하다는 자료를 보냈으나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자료를 보내면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업체 측이) 구체적인 자료 제출도 없었고 더이상 연락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플로리다 주소', '포루투갈 전화', '홈페이지 수정 중', '백신 사기 주의' 등의 태그를 달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4일 시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4일 시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대구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더 이상 창피해서 대구에 살 수가 없어 청원을 남긴다"며 "선거운동 때에는 장풍에 날려 엉치뼈를 다친 권 시장이 이번에는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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