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통합정부 “아세안 특사,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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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오른쪽) 최고사령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아세안 특사단 에리완 유소프(왼쪽)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합의 이후 40여 일 만에 특사단을 미얀마에 파견했지만 다음 날 시민 20여 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군부에 맞서 출범한 민주 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아세안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아세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쿠데타 지도부만 만나고 돌아가
접견 다음 날 또 유혈진압 사태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에서 북서쪽으로 150km 떨어진 에야와디주 카요파요의 한 마을에서 미얀마군의 공격으로 최소 20명에 이르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미얀마군이 숨겨 놓은 무기를 압수하겠다면서 마을로 진입하자 주민들이 새총과 석궁을 들고 군인들의 공격에 맞서면서 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4월 초 바고에서 시민 8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미얀마의 주요 쌀 재배 지역인 에야와디에는 주류인 버마족과 소수 카렌족이 거주하고 있다.

앞서 아세안 특사단은 지난 4일 미얀마 현지에서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과 만난 바 있다.

특사단이 군부를 접견한 다음 날에도 유혈 진압이 이어지면서 아세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NUG 역시 아세안에 대해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통합정부의 모 조 우 외교부 부장관은 지난 4일 온라인 언론 간담회에서 “군부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냐고 수차례 문의했지만 아세안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부만 만나고 국민통합정부는 상대하고 있지 않다”면서 “아세안의 노력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으며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 운동을 유혈진압하면서 지금까지 84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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