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신 접종률에 따른 돈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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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센텀지점 부장

코로나19 팬데믹은 2년째 전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가별 경제 상황에 따라 확진 비율과 사망률, 봉쇄 상황 등에 차별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작년말부터 각국별로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그 백신 접종률이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그리고 이처럼 판이하게 차이가 나는 백신 접종률로 인해 국가별 금융 시장의 환경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면서 미국 주식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주식 시장의 강세로 이익실현성 환매가 있었던 미국 주식 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는 점점 줄어들어 순유입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자금 유출이 있었던 유럽 주식 펀드는 4월부터 유럽 주식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한 대부분의 신흥국과 아시아(일본 제외) 국가들의 상황은 다르다. 이들 국가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4월부터 자금 유입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 확보 상황에 따라 경제 회복 속도의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백신 확보가 더딘 신흥국에 대한 투자가 주춤한 상황인 것이다. 신흥국 주식 ETF는 4월 마지막주에는 순유출로 전환됐으며, 신흥국 주식 펀드는 수 주째 순유입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신흥국 주식 펀드 안에서 중국의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6월 29.4%까지 높아졌던 중국 주식 펀드의 비중은, 이후로 점차 낮아지더니 지난 3월에는 27.2%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흥국 안에서도 다른 흐름을 보이는 국가들이 있다. 한국과 대만, 인도 등이 그러하다. 이들 국가는 지난 9개월 동안(5월 기준) 신흥국 주식 펀드 안에서 평균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국이 2.0% 증가했고, 대만(1.7%)과 인도(1.6%)도 크게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는 IT 등 세계 경제 회복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라 풀이할 수 있겠다.

선진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잘 해결해나가고 있으나, 신흥국은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인해 정치적 위기를 겪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차별화가 점차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신흥국 중 우리나라는 유리한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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