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노멀 시대, 대학의 변화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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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용 동의대 ICT공과대학장 한국융합소프트웨어학회장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한다. 급하게 진행하는 일들은 여러 문제들을 만들 수 있으니 많은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성장과 아울러 사회적 가치와 구조가 바뀌면서 등장한 문제들은 우리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대학도 이러한 위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역 인재 육성에 큰 역할을 해오던 일부 대학의 위기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20년 전부터 인구의 자연 감소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었고, 대학은 몇 년 전부터 학생 수 감소를 대비하여 학과의 구조조정이나 학교의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정원보다 학생 수가 부족한 실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말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문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찾고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학교는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기본 전제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학문을 연구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COVID-19는 ‘뉴노멀’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뉴노멀은 기존에 당연하게 생각되던 수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와 저녁이 있는 삶이 지금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가고 있지 않은가? 대학은 그동안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대학도 뉴노멀 시대에서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먼저, 산학협력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새로운 교육방식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기업들은 현재의 기술과 트렌드를 활용한 제품 개발 및 서비스제공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므로 항상 미래지향적인 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에서는 그런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하여 강의를 진행하는 새로운 형태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자신들이 현재 직접 체험하고 있는 기술들이 어떻게 개발되고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갈 것인지를 현장 전문가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다음 단계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창업으로 이어지거나, 기업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면서 직간접적인 이윤을 창출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은 학생들의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다양한 기회들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좀 더 자유로운 창구를 통해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애플 같은 기업들이 차고에서 처음 창업한 것과 같이 아이디어와 공간, 시간만 있다면 젊은 열정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학문화될 수 있도록 교수나 연구자들과 함께하는 기업의 적극적인 연구 활동도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대학에서 기여도를 인정해줘야 한다. 기업 종사자들이 학위를 취득하고 학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기업과 학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 위기를 기회 삼아 그동안 바꾸지 못했던 것들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삼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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