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1위’ 불명예 벗자… 인구 증가 팔 걷은 영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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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전경. 영도구는 전국 광역시 지자체 중 소멸위기 1순위로 꼽히자 인구 증가를 위한 용역을 실시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영도구가 지역 역동성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국 광역시 구 단위의 지자체 중 소멸 위기 1순위인 영도구는 최근 부경대와 협업해 인구 활력 연구에 돌입했다. 변화하는 영도의 산업 특성과 인구 현황을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향후 인구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영도구청은 올해 부산시가 지역 대학과 함께 수행하는 2021 지역사회 상생 협력 지원 사업의 학술 상점에 선정됐다. 학술 상점은 학술 연구 용역을 통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계기로 영도구청은 부경대학교 연구팀과 ‘영도구 인구 활력화 방안’을 주제로 학술 연구를 수행 중이다. 먼저 영도구 구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인구 현황과 산업 구조를 분석해 향후 영도구의 인구 정책 방향을 진단하는 게 목표다. 오는 9월 중간보고회를 열고 내년 1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광역시 구 단위 지자체 중 1위
문화마을 도시재생 등 환경 변화
인구 증가세로 반전시키지 못해
부경대와 인구 증가 연구 착수
내년 1월 ‘활력화 방안’ 발표
최근 변화상 정책 반영 계획

영도구는 지난 2016년 이웃 동구와 함께 달갑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광역시 기초지자체 중 소멸 위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소멸 위기 지역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수 대비 20~39세 여성 인구 수인 소멸 위험 지수가 0.5 미만인 곳을 말한다. 영도구는 그해 0.49로 처음 소멸 위기에 진입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0.45, 0.42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0.36, 2020년 0.32로 계속해서 소멸 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부산시 구·군 장래 인구 추계 조사 결과, 영도구는 2017년 대비 2037년 미래 인구 감소율이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 가장 높았다. 2017년 12만 4116명이던 영도구 인구는 2037년에는 8만 8435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도의 인구 감소율이 자그마치 28.7%에 달하는 것이다. 부산시 전체 평균 감소율인 13.4%에 비하면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2016년 함께 소멸 위기 성적표를 받은 동구와는 딴판이다. 동구 전체 인구는 2018년 이후 증가세에 접어들었고, 2020년 인구통계 조사 결과 0~39세 인구는 2019년보다 2148명 늘어났으며 65세 인구는 1083명 줄었다. 반면 영도구는 2020년 39세 이하 인구 수가 전년 대비 2735명 줄었고, 65세 이상 인구는 1367명 늘었다.

앞서 영도구는 청년 인구를 늘리고 지역 활력을 북돋우기 위해 깡깡이 예술마을, 흰여울 문화마을, 봉산마을 등 도시재생사업들을 펼쳐 왔다. 일련의 사업은 예술가를 영도로 불러 모아 ‘문화도시 영도’라는 이미지를 자리 잡게 했다. 그 결과 영도의 연간 관광지 방문객 수가 한때 300만 명 가까이 늘어나 섬에 기운이 돌았다. 그러나 이 사업들이 영도구의 인구 감소세를 증가세로 반전시키고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영도구청은 지역 산업의 특성을 살피면서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인구 유입과 유출을 처음으로 진단하는 이번 연구가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맡은 부경대학교 차재권 교수는 “이 연구는 영도 인구의 양적 확장을 넘어 영도 산업 전체를 다시 디자인하는데 초점이 있다”면서 “어떻게 영도에 역동성을 불어 넣을 것인지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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